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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장관도 같은 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육군·육사의 창설, 군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방안이 좋겠다는 것”이라며 “공산주의, 공산당 가입했던 사람이 있다. 소련공산당에 가입했던 사람도 있다”고 홍 장군 동상을 이전하는 배경을 에둘러 설명했다.
육사는 ‘기념물 재정비’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실은 홍 장군의 흔적을 지우기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육사 내 홍 장군 등의 흉상은 2018년 삼일절 99주년을 맞아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한 5.56mm 소총 5만발 분량의 탄피를 녹여서 만들었다.
이외에 해군 잠수함에도 홍 장군 이름이 붙어있다. 손원일급 7번함으로 2018년 취역한 해군의 주력잠수함 ‘홍범도함(214급)’이다. 해군은 주로 독립투사 이름을 따 잠수함 함명으로 사용한다.
이같은 현 정권의 홍범도 지우기 행보에 독립운동 기념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범도장군·우당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국군의 기원인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 분이었고 박정희 대통령 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년간 노력으로 유해를 봉환해 대전 현충원에 안장까지 한 봉오동전투의 영웅을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구실삼아 그분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한다고 연일 시끄럽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국가가 수여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홍 장군은 일제강점기 백두산과 만주 벌판을 누비며 일본군을 토벌한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다.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그는 광복 2년을 앞두고 카자흐스탄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유해는 서거 78년만인 2021년 국내로 돌아와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