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이번엔 몸값 10兆 건강관리업체 눈독…아마존 `헬스제국`의 꿈

건강관리업체 시그니파이 인수전에 아마존 뛰어 들어
시총 66억달러+20% 프리미엄 얹어 몸값 80억달러 예상
아마존, 인수 성공땐 원메디컬 이어 헬스사업 화룡점정
"방대한 고객정보 확보…단숨에 헬스케어분야 경쟁력 쑥"
재무부담엔 일부 이견…경쟁당국 승인여부도 변수로
  • 등록 2022-08-23 오전 9:49:55

    수정 2022-08-23 오전 9:49:5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이 `헬스 제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날개짓을 한껏 강화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아마존이 자체적인 성장 대신에 인수합병(M&A)을 통해 헬스분야를 본격적으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며 아마존의 변신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는 각각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종전에 CVC헬스와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옵션케어헬스 등이 경쟁하고 있던 시그니파이 헬스 인수전에 아마존이 뛰어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그니파이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하루 만에 32%나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마존 주가는 전일대비 3.62% 하락했다.



현재 시그니파이 시가총액은 66억달러 수준인데, 인수액은 80억달러(원화 약 10조7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20% 가량 붙은 셈이다. 시그니파이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인수전에 참여할 후보군들의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다음달 5일인 노동절 휴일 전후로 입찰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 설립된 시그니파이는 가정과 커뮤니티, 정부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에 가입된 65세 이상 고령층을 상대로 건강 진단과 자문, 원격 건강 관리를 제공해주는 건강관리 의료 플랫폼이다.

최근 아마존의 헬스케어사업 확장은 공격적이다. 지난달 미국 내에 총 188곳의 1차 의료기관에서 직접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8000여개 기업 임직원들에게 원격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메디컬을 39억달러(원화 약 5조1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었다.

앞서 아마존은 2018년 온라인 약국서비스 업체인 필팩을 7억5300만달러에 인수했고, 그 다음 해엔 `아마존 케어`라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 2020년엔 온라인 약국인 아마존 파마시를 출범하기도 했다.

또 아마존은 JP모건체이스, 버크셔해서웨이와 제휴해 세 회사의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들을 상대로 더 낮은 비용으로 의료서비스와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헤이븐(Haven)`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작년에 중단한 바 있다. 원메디컬과 시그니파이 인수가 이뤄지면 헤이븐 프로젝트 재가동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마존이 그리는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큰 그림


특히 아마존은 독자적인 스마트 스피커인 알렉사나 원메디컬 앱을 통해 의사와 원격으로 상담하고 진료를 받고, 아마존 파마시에서 처방전을 받도록 할 수 있다. 또 아마존의 유기농 유통체인인 홀푸드에서 건강식품을 구입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헬스케어 쪽으로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는데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일단 미국 헬스케어시장 규모가 3조7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데다, 가계나 기업이 이 분야에 지출하는 돈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월마트와 오라클 등이 새롭게 헬스케어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은 이 분야에서 수년 전부터 사업을 추진해 온 경험과 노하우가 있고,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클라우드 등 사업적 인프라를 확고하게 갖추고 있어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보일 수 있다.

윌리엄 블레어 매트레어 애널리스트는 “원메디컬에 이어 시그니파이를 인수하게 되면 아마존은 방대한 고객 건강과 의료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며, 특히 메디케어에 가입한 고령인구 정보를 확보하게 돼 각 인구계층별 정보를 통해 헬스케어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시그니파이 주가 추이


A.J. 라이스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도 “아마존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독자적 성장을 포기하고 관련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완전히 선회한 것 같다”며 단기간 내에 헬스케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재무적 부담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다.

산토시 라오 맨해튼벤처파트너스 대표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300억달러 이상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작년에 한때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잉여현금흐름도 올해 개선될 것이라 이 정도 기업을 인수하는데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경기 침체로 한 두 사업이 삐걱댈 수 있는 만큼 이런 신사업 강화는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블레어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현금을 넉넉하게 갖고 있다 해도 시그니파이 주가가 올해 이미 94%나 급등한 상황에서 시총대비 20% 가까운 프리미엄을 더 챙겨준다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인수전에서 아마존이 승리한다 해도 경쟁당국이 최종 승인을 내줄 것인 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쪽도 있다.

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사실 원메디컬만 해도 사업이 아주 크지 않은 만큼 당국 승인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봤지만, 시그니파이는 훨씬 더 많은 고객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국으로서도 승인심사 과정에서 아주 꼼꼼하게 따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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