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집회봉쇄에 "국민이 오랑캐냐"…조국은 "정말 민주국가"

  • 등록 2020-10-04 오후 1:42:22

    수정 2020-10-04 오후 1:42:22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미학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개천절 서울 도심 집회 차단을 위해 경찰이 설치한 차벽을 보고 정부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진씨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진씨는 차벽으로 둘러쌓인 서울 광화문 일대 사진과 함께 “코로나 긴급조치,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뉴시스
진씨는 자신이 언급한 이탈리아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조르주 데 키리코의 그림을 담은 포스트도 잇따라 게시했다.

진씨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벽은 국민안전 최후의 보루”라며 경찰 조치를 옹호하는 논평을 내자 이에 대해서도 “국가가 위험에 처하면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언제가 ‘위험’할 때인지 누가 결정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데, 그걸 결정하는 사람, 그 사람이 주권자”라고 지적했다.

진씨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그 사람에게서 나온다. 칼 슈미트의 혜안”이라고 덧붙였다. 차벽 차단까지 하는 강력한 방역 조치가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 남용이라고 에둘러 비판하는 발언이다.

진씨는 이후에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K방역의 위용”이라며 비아냥을 이어갔다. 진씨는 “하이엔드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바이러스 방호벽. 저 축성술이 조선시대에 있었다면, 삼전도의 굴욕은 없었을 텐데. 아쉽다”며 “광화문에 나와서 대화하겠다던 대통령이 산성을 쌓은 것을 보니, 그 분 눈엔 국민이 오랑캐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진씨 주장과 달리 진씨가 지난 한해 비판에 주력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정부 방침을 옹호했다.

조 전 장관은 “코로나 위기라는 비상상황에서도 집회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한국, 정말 민주국가”라며 진씨와 달리 한국의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폭압적으로 탄압하던 체제를 무너뜨리고 ‘1987년 헌법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피나는 분투의 성과는 ‘애국순찰팀’도, 그 어떠한 극보수집단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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