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낙폭은 작고 사이클은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종목들의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대만의 서버용 BMC(Baseboard Management Chip) 칩 공급사인 에이스피드(Aspeed)의 5월 매출액은 전달 대비 10.5% 증기한 3억 대만달러(NDT)를 기록해 3분기 서버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에이스피드 매출액 증가는 신규 MBC칩 가격이 상승하고 일부 서버 업체들이 재고 축적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서버 디램의 재고적 측면이 건전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에도 불구하고 5월 서버 디램 가격은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까지 서버 디램 급등세가 이어졌으나 북미 클라우드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3분기는 전분기 대비 보합, 4분기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들은 투자 축소와 숨 고르기를 하고 있으나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프라이빗 클라우드 업체들의 추가 투자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번 서버 디램 사이클은 과거 급등락했던 때에 비해선 완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5월 PC 디램 고정가격은 전월 대비 0.6% 상승했지만 현물(스팟·Spot) 가격은 18.4% 하락했다. 노 센터장은 “고정가격의 경우 노트북 생산량 증가로 강세를 이어갔지만, 유통업체들이 PC 수요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로 스팟에서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며 “3분기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계절적 성수기라는 점에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5월 모바일 디램 가격은 LP DDR4 제품의 경우 소폭 반등했지만 3분기부턴 재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LP DDR4보다 현재 10% 비싼 LP DDR5 제품 비중이 하반기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해당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Xbox) X 시리즈 등 게임기에 GDDR6가 쓰이기 때문에 선두권 업체들은 제품 믹스를 통해 범용 제품인 LP DDR4의 가격 하락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센터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로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설비투자(CAPAX)는 선순환 관점에서 증가할 것”이라며 “매출액 기준 세계 상위 업체들도 반도체 장비 수요를 낙관하고 있는데, 만약 하반기 디램 고정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기간을 짧을 것이며 오히려 시점을 내년까지로 볼 때 관련 종목 저점 매수를 시도하는 게 유효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