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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 24일 오후(한국시간 25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18∼20일 평양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면서 교착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핵심은 김 위원장의 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비핵화 실천 의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내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체제보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 이른바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다.
文대통령, ‘디테일의 악마’ 빠진 북미중재…비핵화 후속협상 중대 분수령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른바 ‘디테일의 악마’에 빠졌던 북미 양국은 문 대통령을 매개로 간접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로 답답한 국면을 이어갔던 북미대화는 대북특사단의 2차 방북 이후 물꼬가 트인 것은 물론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평양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해 △미국의 상응조치 이행시 영변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 이행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 폐기를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참관이나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결국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과 같은 뜻”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비핵화 문제는 미국과 협의할 문제라며 우리 측과의 논의를 거부해왔던 것과 비교해보면 중대한 진전으로 볼 수 있다.
文대통령, 북미대화 촉진자 역할 강조…“2차 정상회담으로 교착국면 타개시 비핵화 합의 빠른 속도 진행”
문 대통령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미국 측의 상응 조치와 관련,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면서 그에 맞게 미국 측에서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새로운 북미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그런 조치들을 취해 준다면 북한도 더 추가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빠르게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향후 북미대화 전망과 관련해 “제2차 정상회담을 통해서 교착된 국면들을 크게 타개해 나간다면 이번의 비핵화 합의는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비핵화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서 세부적인 내용은 실무협상을 통해서 해야겠지만 조금 크게 양 정상 간의 합의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합의에 맞추어서 비핵화의 시한을 정한다든지 쌍방간의 서로 교환해야 될 조치들을 크게 서로 합의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비핵화가 진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