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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오름세를 타던 암호화폐 가격이 주춤거리고 있다.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라는 두 거물이 암호화폐에 대해 독설을 쏟아내자 투자심리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이더리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며 미국 금융당국이 결성한 실무회의가 첫 회의를 개최한 것도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8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1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2.6% 하락하며 103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인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3% 가까이 하락하며 93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과 리플도 3~4%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고 이오스만 홀로 3%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버핏 CEO는 지난 5일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식 투자를 높이 평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아마도 쥐약을 제곱한 것(rat poison squared)과 같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이날 CN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비트코인은 기존에 매수한 투자자가 새로운 투자자에게 이를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내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자체로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하는 자산”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이날 인터뷰에서는 버핏 CEO와 오랜 단짝으로 알려진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의장과 빌 게이츠 MS 창업주가 함께 참석해 그의 발언을 힘을 실었다. 멍거 부의장은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는 인위적인 금(金)일 뿐”이라고 지적했고 게이츠 역시 “어떤 것도 생산하지 못하는 자산의 가치가 오르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면서 “완벽하게 ‘바보 이론’에 부합하는 투자”라고 꼬집었다. 또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쉽게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하락에 베팅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8일 미 하원 과학·우주·기술감독소위원회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공청회를 개최, 이 기술이 지적재산권과 사이버보안, 물류 등 주요한 공급망 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여지를 파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