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웃나라]서로 다른 韓·日 튀김 위상

  • 등록 2017-08-19 오후 3:27:25

    수정 2017-08-19 오후 3:27:25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튀김하면 학창 시절 하교길이 생각난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분식집으로 내달리다 보면 어느새 골목에서부터 고소한 튀김 냄새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 기본 떡볶이에 김말이 튀김, 군만두 튀김, 오징어 튀김까지 곁들여 먹으면 미슐랭이 따로 없다.

우리네 기억 속에 튀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싸고 양도 많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 1970~1990년대생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에서 튀김이란 어떤 존재일까. 일단 일본에서 튀김요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튀김옷을 뭍혀 튀겨내는 덴뿌라(天ぷら)와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재료를 기름에 그대로 튀겨내는 아게모노(揚げ物)다. 한국식 튀김과 비슷한 건 덴뿌라다.

일본 덴뿌라의 역사는 16~17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르투갈에서 넘어왔다는 설이 유력하며 외국인이 기름에 식재료를 넣고 튀기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덴뿌라는 포루투갈에서 전래됐을 당시만 해도 어패류를 주로 튀겨먹었기 때문에 비릿한 향을 지울 수 있는 라드(돼지기름)에 술, 설탕, 소금 등을 넣어 조리했다. 그러나 야채요리가 발달한 관서 지방으로 전래되면서 야채를 튀기기 시작했고 이에 어울리는 참기름 등이 사용됐다.

이후 관동지방으로 진출해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덴뿌라는 소바, 스시와 ‘에도의 삼미(三味)’라 불리며 명물로 자리잡았다. 널리 사랑받는 요리지만 대중화는 쉽지 않았다.

우선 튀김에 사용되는 기름이 비싼데다 만드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덴뿌라 업계애서는 불문율이 있는데 ‘재료 7 솜씨 3’이다. 그만큼 좋은 재료와 순질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다듬고 미리 칼집을 내고 미리 데쳐주는 등 잔손질도 많이 해야한다.

이랬던 튀김이 본격적인 서민 음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건 패스트푸드화 덕분이다. 덴야와 마치다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덴뿌라덮밥 패스트푸드점이다. 싼 가격에 덴뿌라를 즐길 수 있다. 주력 메뉴 가격은 400엔대부터 900엔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먼나라 이웃나라]서로 다른 韓·日 튀김 위상 (토요일자)

-한국에서 튀김하면 하교길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먹는 분식

-그러나 일본에서 튀김하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어

-일본 튀김은 정제된 고급 참기름을 사용해 고소한 맛이 특징

-튀김 프랜차이즈 등장하면서 보편화됐지만 여전히 비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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