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해 한국이 메모리에 이어 반도체 장비 매출에서도 연간 15조원 가량을 기록, 대만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대만은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반도체 장비 매출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의 눈부신 성장세와 더불어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매출도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한국은 반도체 장비 매출 1위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중국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위로 올라서며 우리나라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12일 세미콘웨스트(SEMICON West)에서 ‘2017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출하량’을 발표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은 494억 달러(56조 7600억원)로, 전년(412억 달러) 대비 19.8% 증가할 전망이다. 494억 달러의 매출액은 지난 2000년 달성한 최고치 477억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수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7.7% 늘어난 532억 달러로 예상하고 있어 신기록 행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문별로 보면 웨이퍼 가공 장비는 21.7% 증가한 398억 달러, 팹설비·웨이퍼 제조·마스크·레티클 등 기타 전공정장비는 25.6% 늘어난 23억 달러로 전망됐다. 어셈블리 및 패키징 장비 분야는 12.8% 증가한 34억 달러, 테스트 장비는 6.4% 성장한 39억 달러로 예상됐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시장은 한국이다. 5년 연속 1위를 기록한 대만을 제치고 한국은 처음으로 지역별 매출이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지역(주로 동남아권)을 제외하면 전 세계 모든 지역의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북미지역, 유럽, 기타지역 순으로 장비 매출 규모가 클 전망이다. 성장폭은 한국이 68.7%로 가장 높고, 유럽이 58.6%, 북미지역이 16.3% 등으로 뒤를 이었다.
SEMI는 한국이 2018년에도 134억 달러 매출로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매출 규모 상위 3곳은 한국, 중국, 대만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는 5.9%의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61.4% 증가한 110억 달러로 대만을 누르고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반면 대만은 내년 매출이 109억 달러로 올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며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