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몰러 나간다” 명창 박동진의 삶 무대로

창작판소리마당극 '제비몰러 나간다'
박동진 명창의 삶·예술혼 풀어내
퓨전 라이브 연주·한국적 움직임 등 접목
24·25일 공주한옥마을 야외특설무대
  • 등록 2015-07-18 오후 1:11:09

    수정 2015-07-18 오후 1:11:09

창작 판소리 마당극 ‘제비몰러 나간다’의 한 장면(사진=극단 아리랑).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자, 이제 황천수레에 오르셔야 합니다.” 수레에 오르려던 사내가 갑자기 발길을 멈췄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은데. 저승길 나서기 전에 내 얘기를 좀 들어볼텐가.” 평생 우리 소리를 위해 살았던 명창 박동진 선생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소리가 아니면 나는 죽은 목숨과 같다”며 아버지의 만류에도 집을 나섰다. ‘득음’을 위해 똥물을 마시며 절벽에서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자기 뜻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집녑이 강한 분은 처음본다”며 이야기를 듣던 저승사자가 혀를 내두를 정도. 일생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낸 박 선생은 “한판 잘 놀다간다”는 말과 함께 다시 저승길을 떠났다.

“제비몰러 나간다”라는 CF로 유명했던 명창 박동진(1916~2003)의 삶과 예술혼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24일과 25일 양일간 공주한옥마을 야외특설무대에서 공연되는 창작 판소리 마당극 ‘제비몰러 나간다’를 통해서다.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며 전통예술의 대중화 작업에 매진했던 박 명창의 이야기를 무대에 풀어냈다. 충청남도와 공주시가 주최하며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역사문화인물 콘텐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전통문화예술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연극, 춤, 음악, 판소리로 인당 박 명창의 일대기를 그린다. 박 명창을 저승으로 데려가려는 저승사자로부터 그를 수호하는 신비한 다섯 혼령이 등장해 저승여행이라는 테마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성하기까지 겪었던 질곡,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었던 예술혼 등을 담았다. 대중들이 우리의 국악과 판소리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퓨전 라이브 연주와 한국적인 움직임 등을 접목했다.

창작판소리 ‘바투’, 판소리드라마 ‘눈먼 사람’ 등에 출연하고 현재 국악방송 ‘창호에 드린 햇살’에 고정 출연중인 젊은 국악인 김봉영이 박 명창 역을 맡았다. 창극 ‘레이디 멕베스’ ‘단테의 신곡’ 등에 참여했던 홍정의 감독이 음악을 작곡했고 김수진 극단 아리랑 대표가 직접 연출을 맡았다. 김 대표는 “스스로에게는 냉엄하면서도 제자들에겐 자애로웠던 선배 광대의 삶을 그리게 돼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공연은 무료이며 초등학생이상이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02-74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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