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농촌진흥청과 캄보디아 정부가 칸달주 캄뽕포 마을을 새마을운동 연계 옥수수·양계사업 시범마을로 선정한 것이다. 이날 출범식이 열린 마을 학교에는 농진청 대표단과 현지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센터 직원, 캄보디아 정부 인사뿐만 아니라 시범마을 농민 150여명이 모여 자리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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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의 끝자락인 4월은 캄보디아에서도 가장 더운 날씨를 자랑한다. 휴대폰에서는 영상 36도를 가리키고 있지만 바람 한 점 불지 않고 지열까지 더해지면서 체감 온도는 이를 한참 웃도는 듯하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는 이 같은 날씨에 닭을 키운다는 게 가능한 일인 것일까.
실제로 캄보디아 닭 소비량은 매년 증가 추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3000만 마리에 이르지만 아열대·열대 지방의 적정 육계 사양기술 등이 없어 치사율이 높다.
이에 농진청은 올해 초 시범 농가에 병아리 100마리씩을 무료로 나눠주고 우리나라의 앞선 병아리 사육기술을 전수해줬다.
또한 농진청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닭의 사료로 쓸 옥수수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 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벼 수확 후 놀고 있는 땅에 2모작으로 사료용 옥수수 시범재배 단지를 조성했다. 참여 농가는 10㏊당 55t의 옥수수를 생산했으며 연간 1만 3500달러의 소득을 창출했다.
이번 사업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가 거는 기대감도 크다. 티 쏘쿤 캄보디아 농림수산부 차관은 “한국의 선전 농업기술 전수가 농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빈곤을 탈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선진 농업기술을 넘겨받고 싶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농가 자립 역량 강화
캄퐁뽀 마을 또한 전체 43개 농가 중 30농가를 조합으로 결성했다. 참여 농가의 소득 중 30%를 적립해 마을의 자립기반을 마련하는데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특히 농진청은 2회에 걸쳐 가구당 병아리 100마리, 사료 50%를 지원하고 1년 뒤 원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세 번째부터는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닭을 키워야 한다. 회수한 자금은 마을협동조합에서 마을 주민들을 위한 소액대출(마이크로 파이낸스) 자금으로 사용된다.
방 소장은 “새마을운동 연계시범사업은 3년 정도 예상하고 있다”면서 “1단계 기술개발과 2단계 농가 시범 사업이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3단계인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을에 정착할 경우 캄보디아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새마을운동 연계 시범마을 조성사업 지원이 선정된 국가는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등 3개국이다. 농진청은 내년도 3개국을 추가하고 2017년까지 10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안철 국외농업기술과 KOPIA그룹 총괄기획팀장은 “새마을 운동은 빈곤퇴치 성공사례로 확산되고 있으며 KOPIA센터의 실질적인 성과 확산을 위해 새마을운동을 연계해 농가 참여형 시범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기존 KOPIA 사업은 주로 연구단계에 불과했으나 이번 사업을 통해 현지 농가가 직접 참여하면서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마을공동체 육성과 마을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