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부채비율 600%대로 치솟아..조양호가 틀렸나

고가 항공기 A380 도입 자랑했던 조양호 회장
취득대금탓 부채비율 급등..재무구조개선약정 부담
  • 등록 2012-01-05 오전 11:05:45

    수정 2012-01-05 오전 11:32:07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강력한 오너십이 대한항공(003490)의 강점입니다. 항공 경기가 안좋을때 A380을 대거 주문해 명품항공사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A380 독도 시범 비행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했던 말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A380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취할 수 있었다. A380은 날개 면적 기준으로 기존 대형기 B747보다 63% 가량 크다.

A380 조종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
넓은 좌석간 거리와 면세품 전시공간, 바 라운지 등이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기 위해 도입됐다. 소음이 적고 흔들림을 줄인 것 또한 장점이었다.

하지만 A380 도입 6개월이 넘은 지금, 득보다 실이 많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꼬리를 들고 있다. 지난해 5대의 A380을 도입하면서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2010년 200~300%에서 지난해 중순 493.7%, 9월말엔 622.3%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 급등의 일차적인 원인은 부진했던 지난해 실적이다. 유가가 너무 올라 예상보다 수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더 큰 원인은 A380을 너무 서둘러 도입한 영향이다. A380 가격은 3억7500만달러, 약 4400억원에 육박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허겁지겁 자금을 끌어모으기 바빴다. 2월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을 시작으로 4월에는 일본 노선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300억엔의 ABS를, 5월에는 2억달러 김치본드를 찍었다. 지난해 조달한 자금은 2조6000억원이 넘는다.

사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지난해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최근엔 퇴직금 중간 정산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임원수를 대폭 줄일 것이란 얘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나아질 확률이 낮다는 점. 일단 작년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더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일부 증권사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700%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진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들도 상황이 좋지 않아 올해는 금융권으로부터 더욱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방침을 하달받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약정으로 인해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더 안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등 고전했었다"며 "올해는 더욱 강력한 자산 매각의 광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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