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무섭게 크면서 장내 플레이어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단락되고 파생상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런 경쟁은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뛰어든 외국계 증권사간 각축이 두드러진다. 이데일리는 각 사 ELW 담당자와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올해 전략과 전망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올해 목표요? 솔직히 `없어요`."
거래대금 1등, 발행종목수 1등, 시장점유율 1등, 판매량 1등... 그럴 만도 하다. 전교 1등에게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할말이 없을 터.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유지은 맥쿼리증권 상무(사진)의 미소가 걷히고 정색한 표정이 들어온다.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은 맥쿼리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요. 그보다 더 크고 넓게 보려고 합니다."
유상무가 금융권에 몸 담은지 벌써 17년째다. 주식 운용부터 애널리스트, PB까지 금융권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의 `크고 넓게`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주식`이라고 하면 주식 투자를 안하는 사람이라도, 증권사에서 계좌를 터서 HTS를 통해서 거래를 할 수 있고, 기업가치나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가격이 변한다는 정도의 기본적인 내용을 상식으로 알고 있잖아요. 저는 ELW도 그 정도 상식으로 통하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아무나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니다. 국내 ELW 시장이 걸음마를 걷던 시절부터 세계 2위로 우뚝 선 지금까지 동고동락해 온 자만이 이런 꿈을 꿀 수 있다.
단기간내 초고속으로 성장한 국내 ELW 시장, 그리고 그 안에서 빠르게 1위사로 부각된 맥쿼리증권에 유 상무가 있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을 때 `ELW 알리기`에 팔을 걷어 붙였고, 1조원을 쉽게 뚫으며 주식시장 못지 않은 열기로 채워지고 있는 지금, `ELW의 대중화`를 말하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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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를 처음 접했을 때, 이거 되겠구나 싶었어요. 옵션이라는 상품이 구조도 까다롭고 뛰어들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은 일일이 찾아가며 공부해가며 투자하더라구요. ELW는 옵션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거래도 쉬우니까 이 시장은 분명히 될 거라고 생각했죠."
직감 하나 믿고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열린 지 2년도 안된 시장을 뚫어가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정말 막막했어요. 증권회사 세일즈라는 건 직접 고객을 만나서 설명하고 설득해 가면서 상품을 파는 건데, 이건 어디서 누굴 만나 얘기를 해야하나 싶었죠."
그렇게 손으로 발로 밤낮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 결과가 지금의 성적표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와 경험이 오늘날 그를 움직이게 하고 있다.
"지수가 오르면 풋워런트 거래가 늘어나는 등 이제는 예전보다 한층 발전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의 투자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투자에 나서는 분들이 많아요."
일반인이 ELW를 상식으로 알도록 하겠다는 그지만, 정작 투자에는 다소 보수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지피기지면 백전불패라는 말이 있잖아요. 시장에서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딱 들어맞아요. 내가 나 자신을 알고, 상품을 알면 적어도 위태로울 일은 없다는 거죠. ELW는 분명 매력이 큰 투자대상이지만 자기 자신을 먼저 알고, 꼼꼼히 공부한 후 접근해야 하는 상품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이 오히려 반갑다고 말한다. `1등의 여유`다.
"증권사들이 노력할수록 투자자로서는 배우고 공부할 기회가 많아지잖아요. 저 혼자 고군분투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증권사들이 앞다퉈 설명회도 열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게 오히려 반가워요"
◇ 이력
1994년 삼성증권 주식운용팀
1996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2000년 삼성증권 PB센터
2002년 국민은행 골드앤와이즈(Gold & Wise)
2004년 씨티그룹 PB
2007년~ 맥쿼리증권 파생영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