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를 입고도 쉽게 탈 수 있는 차
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7인승 다목적자 뉴카렌스는 최저지상고(지면에서 차 바닥까지 높이)가 155㎜로, 중형 승용차 쏘나타(160㎜)보다 낮다. 여성 운전자들이 치마를 입은 상태에서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차를 설계한 것. 반면 시트 높이는 승용차에 비해 높아 운전자가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뉴카렌스는 또 핸들 왼편에 화장품과 같은 작은 물건을 둘 수 있는 수납함 등 차량 내부에 40개의 크고 작은 수납공간을 설치했다. 겨울철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열선시트도 달았다.
현대차는 그랜저의 리모컨키에 경보장치를 내장시켰다. 야간이나 지하주차장 등에서 신변에 위험이 발생했을 때 누르면, 경적소리와 함께 비상등이 작동돼 위험상황을 주변에 알려준다. 체구가 작은 여성을 위해 버튼을 누르면 핸들을 앞으로 당길 수 있는 ‘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을 장착했다. 전동으로 조절되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운전자의 다리 길이에 맞춰 위아래로 최대 76㎜까지 움직일 수 있다. 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베이지색을 인테리어 색상으로 채택했다.
최근 출시된 국산 고급차 ‘뉴오피러스’에는 주차에 약한 여성운전자들을 위해 후방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후진기어를 넣으면 차량 뒤쪽의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상세하게 볼 수 있다. 차량 앞쪽에도 카메라를 설치, 좁은 골목길을 운전할 때 차량 앞쪽의 좌우 사각(死角) 지대의 장애물도 볼 수 있다. 뒷좌석에 탑승한 여성을 위해 뒷좌석 천장에 화장거울을 설치했다. 1열(운전석·조수석) 시트 속에는 통풍장치를 달아, 장시간 운전할 때 발생하는 땀과 열을 제거하도록 했고, 척추와 골반 부위를 지지해 주는 전동식 허리 받침대도 달았다.
현대차가 6월 중 출시할 예정인 신형 아반떼 차종에는 여성운전자를 위한 ‘엘레강스 스페셜 모델’이 포함돼 있다. 이 차에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유리를 달아 탑승자의 피부를 보호해 준다. 쇼핑백 고리와 후방경보장치도 달았다.
GM대우의 경차 마티즈는 의자 밑에 하이힐 보관함을 마련했다. 운전할 때 편한 신발로 갈아 신는 여성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소형차 젠트라는 외부에서 차 문을 열 때 손잡이를 위·아래 어떤 방향에서도 잡아당겨 쉽게 열 수 있도록 했다. 손톱이 긴 여성들이 차 문을 열다 손톱이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는 소비자 조사에 따른 것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폴크스바겐 파사트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손으로 당기지 않고 버튼 하나로 해결하는 ‘전동식 사이드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했다. 푸조가 내년에 국내에 들여올 컴팩트카 ‘1007’은 아이를 안은 운전자가 리모컨 키만 누르면 차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슬라이딩 도어를 달았다. 볼보의 XC90은 어린이가 타는 2열 가운데 좌석을 앞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돼 있어, 뒤에 탄 어린이가 운전하는 부모와 더 가까이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기아차 김봉경 전무는 “여성 운전자가 늘어나고, 가정에서 차를 살 때 여성의 선택권이 커지면서 최근 새로 개발되는 차량에는 여성을 배려한 장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