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22일 차세대 인터넷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듯이 1975년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변화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들이 실토했듯이 아직 검증이 안된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PC용 소프트웨어를 인터넷 소프트웨어 기준과 통합시켜 새로운 차세대 인터넷을 탄생시키겠다는 과감한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인터넷은 현재의 인터넷보다 훨씬 정교하고 복잡하지만 사용하기는 편리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닷넷(Microsoft.Net)’을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소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를 새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년간 컴퓨터 사용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닷넷은 인터넷을 닷컴과 브라우징(Beyond dotcoms and beyond browsing)을 넘어서 개인과 기업들이 웹상의 정보를 작성하고 통제하고 개인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웹 사이트가 더 이상 孤島로만 남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호 교통을 통해 기업 연맹을 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개혁의 중심은 데스크탑 스타일의 응용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에 기반한 서비스를 혼합하게 될 새로운 버전의 윈도 운영체제인 윈도닷넷(window.net). 윈도의 넷 버전은 예를 들면 사용자로 하여금 웹 페이지의 컨턴츠를 읽는 것 뿐만 아니라 편집하고 걸러서 개인화할 수 있게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들은 지금 인터넷상에서는 몇가지 일이 너무 힘들고 불가능하기까지 하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웹 사이트에서 일부 텍스트를 뽑아서 복사하고 붙이는 접근 방식이 귀찮다는 것이다. 대신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제안하는 유니버셜 캔버스(universal canvas.마이크로소프트는 브라우저를 이렇게 부르고 있다)는 브라우징하고 편집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윈도닷넷의 사용자들은 공통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제공되는 기능을 끊임없이 받을 수 있다. 윈도닷넷의 초기 버전들은 내년에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업자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들은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닷넷의 세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가족이 동물원에 가서 디지털 초상화 앞에서 포즈를 잡은 뒤 어린아이가 사진을 휴대폰을 통해 TV를 보고 있는 할아버지에게 전송한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소파에 앉은 채로 TV 화면을 통해 사진을 보면서 리모트 컨트롤도 간단한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는 사진을 근처에 있는 디지털 사진 프레임으로 옮긴다.
마이크로소프트 계획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차세대 인터넷 공통어라고 불리는 XML이다. XML은 웹 페이지에서 컨텐츠가 어떻게 디스플레이되느냐 뿐만 아니라 정보의 본질이 어떠할 것이냐는 것도 지시하는 기준이다.
오늘날 웹 사이트는 단지 정보의 그림만을 나타낼 뿐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은 말한다. XML은 자료에다 지능을 부여, 웹 사이트와 응용 프로그램간의 데이터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XML은 세금 환급 자료를 자동적으로 끄집어내서 웹 사이트의 금융 서비스에서 구비돼 있는 대출 신청서에 자료를 채워넣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전략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진들이 PC가 휴대용 기기나 셋톱 박스, 휴대폰 등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개념에 강하게 반발해왔기 때문에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선마이크소프트나 넷스케이프, 오러클 등이 네트워크 컴퓨터를 말했을 때 이를 강하게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컴퓨터는 프로세싱 파워를 PC에서 중앙집중화된 컴퓨터로 옮기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의 개념은 인터넷상에서 PC나 휴대폰, 네트워크 컴퓨터 등 어디서나 프로세싱이 가능한 것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 영국의 파이내셜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다른 기업들이 개발해놓은 기술을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계획이 독점금지 규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한 이러한 차세대 인터넷 계획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사장인 폴 모리츠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장정”이라고 말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발머 사장은 확신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도박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확신에 찬 베팅이기는 하다. 그러나 베팅은 베팅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