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60% "올 하반기, 상반기 수준 투자 유지할 것"

전경련, '2023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조사
글로벌 수요 둔화·통화 긴축 등 불확실성도 있어
응답기업 67.2% "내년에 투자 본격회복 전망"
  • 등록 2023-06-15 오전 9:09:37

    수정 2023-06-15 오전 9:09:37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최근 경영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10개사 중 6개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유사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이들 기업의 기대감이 반영된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통화 긴축 등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해 상반기 대비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했다.

(자료=전경련)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60.7%로 가장 많았고, 상반기 대비 투자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24.3%,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 15.0%로 조사됐다.

하반기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경기둔화 등 경제전망 불확실(33.7%) △글로벌 통화긴축 지속(18.7%) △금융시장 위축 및 자금조달 애로(11.7%)를 지적했다.

반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업황 개선 기대감(35.4%)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1.3%) △세제지원, 규제완화 등 투자 인센티브 확대(14.6%)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전경련은 일부 기업이 미래 경쟁력 확보, 정부의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으로 하반기 투자를 늘릴 계획이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통화 긴축 등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해 상반기 대비 투자 수준을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다고 풀이했다.

기업들은 하반기 투자활동을 저해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둔화(28.4%)를 지목했다. 뒤이어 △글로벌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세 지속(22.1%)과 △고환율 지속(14.3%)을 주요 투자위험으로 꼽았다.

실제로 올해 세계경제는 2%대 저성장이 예상되며, 글로벌 긴축 추세와 여전히 불안한 국내 근원물가로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 아울러, 한·미간 금리 격차(1.75%포인트) 등으로 당분간 고환율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전경련)
기업 10개사 중 약 7개사(67.2%)는 내년부터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활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 응답 기업의 67.2%가 내년으로 예상했으며, ‘2025년 이후’는 11.2%, ‘올해 하반기’는 10.3%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년에는 기저효과 등에 기인한 세계경제 회복세가 예상되고, 금리·물가 등 주요 가격변수의 안정세가 예상됨에 따라 기업들이 투자 활성화 시점을 내년으로 꼽고 있다고 해석했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R&D(연구개발) 공제·법인세 감세 등 세제지원 강화(2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19.3%)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16.2%)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위축, 수출 감소,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누적 등의 영향으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는 기업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위하여 R&D 지원을 보다 확대하고, 규제 개선·노동시장 개혁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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