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튀르키예 지진 회복에 한 세대 걸릴 것"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 전망
시리아 분쟁 상황에 지진 어려움 가중
재앙적 상황에 인도적 도움 시급 호소
  • 등록 2023-02-15 오전 9:10:44

    수정 2023-02-15 오전 9:10:4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시리아·튀르키예의 대지진의 생존자들이 회복하는 데 한 세대가 걸릴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정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 사망자가 3만5418명, 부상자가 10만5505명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이번 지진은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 지진 피해(3만2968명 사망)를 뛰어넘어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최악의 자연재해가 됐다.

시리아 대지진 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월드비전 직원의 모습(사진=월드비전 제공)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시리아·튀르키예의 대지진이 지난 10년간 대응했던 그 어떤 재난보다도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70년 이상 다양한 재난과 위기에 대응한 경험이 있는 월드비전은 이미 분쟁으로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놓인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많은 인명 피해, 제한된 접근, 계속되는 여진 등으로 시리아의 아이들과 주민이 더욱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대지진의 영향이 치명적인 만큼 생존자들이 회복하는 데는 한 세대가 걸릴 수 있으며, 특히 이미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인도적 지원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이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 총 책임자인 요한 무이(Johan Moij)는 “대지진이 발생한 시리아 북서부는 거리와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했고, 수백만 명이 가족과 집을 잃었다”며 “시리아 분쟁으로 이미 여러 차례 실향민이 된 가족들이 또다시 실향민 신세가 됐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6~7명이 텐트를 공유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16명~17명이 텐트를 공유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번 대지진은 역사에 남을만한 재앙적인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라며 “인도적 지원 기관들의 대응 역시 이제까지와는 달리 더 큰 수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이재민 캠프에서 만난 한 어린이는 “진동을 느끼자마자 바로 건물 밖으로 나와 간신히 살았다”며 “인도적 지원 단체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입고 있는 옷 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텐트, 매트리스, 담요, 옷이 필요하다. 현재 두 곳의 텐트에서 60명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국제사회와 월드비전과 같은 국제 인도적 지원 기관들은 이번 대지진 긴급 구호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지원해야 한다. 안보리 결의안이 이전에 폐쇄된 인도적 지원 경로를 개방할 권한을 부여했으며 하루빨리 이를 재개해야 한다”며 “튀르키예뿐만 아니라, 시리아의 아이들을 위해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현재 부상자들을 이송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보건 의료 시설과 수색 구조팀 등에 1만7000리터(ℓ)의 연료를 제공했다. 북서부 전역에 흩어져 있는 임시 이재민 텐트를 찾은 1605개 가정에 히터와 연료를 지원했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시리아·튀르키예 긴급구호활동을 위해 초기 한화 약 127억원(1000만달러) 지원에서 상향 조정해 총 한화 약 317억원(2500만달러)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월드비전의 모금활동은 월드비전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빈,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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