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모텔 살인사건' 범행동기는 잔소리…"무시하는 것 같아서"

  • 등록 2018-12-05 오전 9:01:53

    수정 2018-12-05 오전 9:01:53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50대 여성을 모텔에서 살해한 20대 남성이 “무시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4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정모(26)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방에 담배가 널브러진 것을 본 A(57·여)씨가 ‘방을 깨끗이 좀 하고 있지’라고 잔소리를 했다”면서 “무시하는 것 같아 화가 나서 뒤에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또 정씨는 “지난달 20일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연고가 없는 광주에 왔다”면서 방에서 발견된 청테이프와 번개탄에 대해서는 “극단적 선택에 쓰려고 지난달 29일 구입했고 범행에 쓸 목적으로 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전날 오전 6시 50분부터 오전 10시 사이 광주 북구 유동의 한 모텔에서 A씨를 살해하고 현금과 신용카드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경 A씨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오후 9시 10분경 이 모텔 객실 화장실에서 A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양손이 청테이프에 묶인 채 이불에 쌓여있었다. 객실 창문과 문틈은 청테이프로 막혀있었고 A씨 휴대전화의 유심(USIM)도 제거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 객실에 약 한 달간 장기투숙했던 정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정씨의 신용카드 내역과 CCTV 영상 등 분석해 동선을 파악한 끝에 범행 다음 날인 4일 오후 4시 50분경 범행 장소에서 약 5km 떨어진 광주 동구 계림동의 한 모텔에 숨어있던 정씨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정씨는 일정한 직업과 주거지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해왔으며 SNS를 통해 처음 A씨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씨가 범행 직후 모텔 주변 편의점에서 A씨의 카드로 담배와 술 음료 등을 산 뒤 객실로 돌아와 A씨의 양손을 청테이프로 묶고 이불을 덮어둔 채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친동생과 함께 업무차 광주를 찾았으며, 3일 오전 10시경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동생과 만나기로 약속한 뒤로 연락이 끊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A씨가 질식당해 숨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요청했다. 정씨에 대해서는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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