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D-1] 보수당-노동당, 선거前 머릿 속엔 `연정 생각`

카메론 총리, 자유민주당과 연정
노동당도 SNP 등과 연정 고려
  • 등록 2015-05-06 오전 9:29:28

    수정 2015-05-06 오전 9:29:2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 겸 보수당 당수와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7일(현지시간) 총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보수당과 노동당이 유례없는 초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측되면서 한켠에선 선거 이후 소수 정당과의 연립정부(연정)를 구성해 다수당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선거 결과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양당의 계산대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보수당-민주당..누구랑 손 잡을까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는 올리버 레트윈 정무장관에 자유민주당과의 연정을 위한 협상에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보수당과의 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수용하느냐다.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보수당과 연정으로 카메론 총리가 제안한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유민주당이 요구하는 사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자유민주당 내부에선 보수당과의 연정 협상이 다음 주말이면 종료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한 고위 관계자는 “보수당은 우리가 국민투표라는 거대한 거래를 한다는 것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협상의 대부분은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자유민주당은 부자에 대한 세금 인상을 상쇄하기 위해 긴축 정책 완화, 학교 지출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당 역시 소수정당과의 연정 구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어떤 연정이 됐든 노동당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수당이 없는 의회가 됐을 때를 전제로 “내가 이끄는 정부는 송금주의 과세제(Non-Dom)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금주의 과세제는 장기 체류 외국인의 국외 소득세 부과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현재로선 노동당은 스코틀랜드독립당(SNP)과 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박빙의 승부

보수당과 노동당이 7일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연정 구성을 고려하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FT와 여론조사 기관 포퓰러스가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은 34%로 같았다. 다만 학계나 정치계에선 보수당이 노동당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G그룹은 보수당이 291석을 차지해 2010년(306석)보다 더 적은 의석을 확보하고, 노동당은 266석으로 5년전(258석)보다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프레덱스(Spreadex)는 보수당이 289석, 노동당이 267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복잡한 연정 게임

카메론 측근은 총리가 대다수 의석을 확보한다면 승리를 선언하고 즉시 클레그 당수와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당이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323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카메론 총리가 자유민주당, 민주통합당(DUP) 등의 지원으로도 323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밀리밴드 당수가 SNP, 웨일스 민족당, 녹색당의 지지를 얻어 그가 총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SNP는 50석 이상을 확보해 제3당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 만큼 다수당을 점령할 열쇠를 쥔 소수정당이다.

노동당은 보수당보다 20~30의석 정도가 부족하다면 충분히 다수당이 될 수 있는 승산이 있다고 믿고 있다. 보수당보다 더 단단한 연합을 구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다만 일부 노동당 관계자들은 만약 대중들이 보수당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믿는다면 소수 정당과의 연정 구성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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