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내곡동 사저 논란과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측근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이 줄줄이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레임덕은 본격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전후해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집중토론회’가 시발점이 됐다.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보완키로 하는 등의 대책이 제시됐다.
한 고위 참석자는 “이 대통령은 쉬는 시간에도 스탠딩 토론을 이어가며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며 “임기가 반년 남은 대통령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뉴스 메이커’로 급부상한 것은 휴가 직후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한 데 이어 13일에는 일왕에게 과거사 사과를 요구했다.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일본의 조치를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밝혔듯이 ‘끝까지 일하는 대통령으로 남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광폭 행보에 여론은 우호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6.8%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