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투자금액이 크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금리상승 분위기와 주택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향후 수익을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재건축아파트의 거래침체를 야기하고 가격조정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다. 특히 근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재건축과 같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단 안정적으로 매달 고정적인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큰 규모의 투자금이 오랫동안 묶여있을 수밖에 없는 재건축투자는 점차 외면받고, 적은 돈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고정수익이 가능한 수익성 부동산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 재건축투자 수익성 예측 어려워져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 시점에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를 샀을 때 얼마만큼의 수익이 가능할지다. 현재 가격이 7억9000만원(서울부동산정보광장 5월 실거래가)인 개포주공1단지 43㎡(13평형)를 투자해 향후 109㎡(33평형)를 배정받을 경우 추가부담금으로 2억1000만원(재건축조합 추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이자와 세금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대략 11억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인근의 도곡렉슬 111㎡(33평형)의 시세(11억5000만~12억5000만원)를 참고로, 매년 물가상승률(3%대)만큼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가정하면 향후 5년후 입주시 가격은 15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노두승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별로 여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확한 수익성을 예측하기에 무리가 있다"면서 "재건축투자의 경우 현금이 오랫동안 묶이는 유동성 리스크도 동반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 세금·규제 여전히 부담.. 투자수요 관망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최근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조정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매입하면 투자수익을 좀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분양으로는 나오지 않는 로열층 아파트를 배정받는데 유리하고, 반포동의 재건축아파트와 같이 입주 후 가격이 급등할 경우 수익성이 더 좋아질 수 있다.
반면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재건축 정책의 불확실성도 남아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투자자들이 강남권 재건축투자에 선뜻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잠실주공과 같이 대지 지분이 많아 추가부담금이 없는 저층 재건축은 투자메리트가 있었지만 현재 강남권 재건축의 대부분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건축비를 부담해야 하는 중층 재건축단지다. 30평형대에 입주하기 위해 5억~10억원의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것도 재건축시장의 투자수요를 위축시키는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서울시의 재건축 정책기조가 공공기여율 상향 등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몇년후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주택시장 전망도 밝지 못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변 아파트시세가 오르거나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완화 조치가 있어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서울시내에서 강남권에 재건축아파트가 가장 많이 몰려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강남을 위한 정책이란 비난을 의식해 재건축관련 규제를 추가로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