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골드만삭스 투자는 버냉키·폴슨에 베팅한 것"

금융위기조사위 발언
"BoA, 메릴린치 터무니없는 값에 매입"
  • 등록 2011-02-11 오전 8:59:52

    수정 2011-02-11 오전 8:59:52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와 재무부에 대한 베팅이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버핏은 금융 위기조사위원회(Financial Crisis Inquiry Commission) 인터뷰에서 당시 투자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부채를 떠맡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세계가 디레버리지(부채 축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책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에 베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가 붕괴된 이후 골드만삭스의 우선주를 매입했다. 버크셔는 당시 5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연 10%의 배당금을 받기로 했으며 주당 115달러에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받았다. 2008년 말 주당 84.39달러 정도였던 골드만삭스 주식은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당 165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헨리 폴슨은 부시 행정부에 합류하기 위해 2006년에 골드만삭스를 떠났으며 버냉키 의장은 프린스턴대학 교수로 재직했었다. 버핏은 "나는 버냉키와 폴슨이 적합한 인물이라는 근본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버핏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접수일과 같은 날 굳이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지불한 금액은 과도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내가 볼 때는 켄 루이스 BoA 회장이 `터무니없는 가격(crazy price)`을 지불했다"며 "리먼브러더스가 붕괴됐을 때 메릴린치도 비슷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음 날이면 거저 인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BoA는 지난 2009년 1월 메릴린치를 185억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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