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을 잡아라`…증권가 격전 예고

`금리매력` 소매채권 부문 속속 강화
법인전용 랩 MMW 상품출시..CMA도 변화 모색
  • 등록 2009-02-23 오전 10:23:17

    수정 2009-02-23 오전 10:23:17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최대 5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금융업계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도 차례로 격전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매력적인 소매채권이나 법인전용 MMW(머니마켓랩)을 강화하는 한편 자금이체기능을 무장하게 될 CMA(종합자산관리계좌)도 변화를 모색중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증권사 소매채권 판매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증권(016360)이 소매채권을 통해 은행과의 대결을 선언하고 나섰다.

삼성증권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대 초반으로 내려가 이를 대체할 투자처로 2%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은 우량채권을 선정하고 은행권 자금 유치를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은행권 고객 유치전략으로 소매채권 마켓 메이킹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채권을 매수한 고객이 다시 되팔고 싶을 때 판매사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매수해 준다는 것.

투자자는 만기까지 돈이 묶이지 않고 유리할 때 현금화할 수 있어 이자소득은 물론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실현할 수 있다. 중도해지 땐 이자소득이 거의 없는 은행 적금보다 유리하다.

삼성은 AA등급인 삼성카드채와 CJ제일제당채 등 우량채권과 거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브라질국채, 물가연동국채 등 절세형 채권을 주요 상품으로 자금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과거 90년대 일본에서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와중에 소매채권 영업을 강화한 노무라증권으로 은행 자금이 대거 몰렸다는 전례가 삼성의 행보에 무게를 실리게 한다.

소매채권 영업은 삼성 외에도 전통적인 소매채권 강자인 동양종금증권(003470)대우증권(006800)은 물론 최근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HMC투자증권(001500) 등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부분.

올들어 소매채권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들 증권사는 우량 회사채나 캐피탈채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 자산운용사들이 역마진을 이유로 초단기로 운용되는 법인들의 `뭉칫 돈`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법인전용의 머니마켓랩(MMW)도 증권사의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은 법인용 MMW 신상품을 내놓고 당일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안정적인 자금 운용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AAA 등급을 받은 신용등급 최상위 기관인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운용되는 상품으로, 자금의 안전성 확보와 함께 하루 단위로 재투자가 이루어져 복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2%대 후반 또는 3%대 초반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CMA도 강화하고 있는 부분으로, 오는 6월부터 자금이체서비스가 가능해짐에 따라 증권사들은 은행 상품 대항마로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으로 법인용 자금이체서비스와 제휴 신용카드 발급 등을 통해 은행 정기예금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온다는 방침이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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