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독특한 미술관은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클레이아크란 흙(clay)과 건축(architecture)의 합성어. 실내외에 설치된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예술의 향기에 푹 젖어본 다음에는 클레이아크 타워가 우뚝 솟은 미술관 뒤편 언덕길을 산책해본다. 가야국 시절부터 불어대던 수만 가닥의 바람이 언덕에 오른 여행객들의 발소리를 반주 삼아 가을교향곡을 연주한다.
2006년 3월 문을 연 이 미술관은 매표소부터 미술품으로 치장돼 있어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표소와 맞붙은 마당에 적벽돌과 통나무가 나선형을 그리며 차곡차곡 쌓여 있다. 일본인 조각가 다카마사 구니야스의 작품으로 이름은 '똬리를 튼 용'. 한국의 강렬함을 표현하려 했다는데 용의 승천이 기다려지는 형상이다. 미술관과 카페테리아 사이의 정원에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자리를 잡았다. '천 개로 조각난 문화유산을 위한 성벽과 사닥다리들'이라는 작품으로 영국 앤드루 버튼이 만들었다. 적벽돌을 쌓아 올린 작품을 보는 여행객들 머릿속에서는 상상력과 창조력 분자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고 숭례문 방화사건 같은 인간의 불온을 곱씹게 만든다.
눈을 돌려 미술관 건물을 바라본다. 원형의 건물 바깥은 가로세로 각 48㎝ 크기의 도자타일 5036장으로 감싸여 있다. 이 도자타일의 작품명은 '파이어드 페인팅(fired painting)'이고 이 미술관 관장이기도 한 작가 신상호씨가 만들었다. 미술관 홍보마케팅팀의 권미옥씨는 "파이어드 페인팅은 세계 최초의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인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의 상징물이자 제1호 소장품"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술관에서는 '건축도자-올드 전'이라는 기획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는 2009년 2월 8일까지 이어진다. 야외에서 만나는 작품들도 전시회 출품작들이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면 '고건축도자의 재해석전', '마크 드 프라이에의 고건축도자 사진전', '건축도자유물전', '가형명기전' 등을 두루 감상하게 된다.
실내전시관 관람을 모두 마쳤다면 클레이아크 산책로를 거닐어볼 차례다. 높이 20m의 클레이아크 타워와 연수관, 체험관에 이르기까지 이리저리 휘어지는 산책로는 물론 전시관 앞마당에 깔린 직사각형의 판석(板石)은 고대 중국의 궁이나 성과 같은 건축물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하나하나 밟아나갈 때마다 도도한 역사의 무게가 전해진다.
|
● 수로왕릉: 가락국 시조인 수로왕을 모신 무덤. 하늘에서 내려온 알 속에서 태어나 42년 금관가야의 초대 왕에 오른 수로왕은 초기 가야연맹체를 통솔했다. 수로왕릉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수로왕비릉(김해시 구산동)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였으며 수로왕의 비가 된 허황옥의 무덤이다.
● 국립김해박물관: 가야문화권의 유물을 집대성한 박물관이다. 제1전시실은 낙동강유역의 선사문화·가야제국의 발전, 제2전시실은 가야사람의 생활·철의 왕국 가야·가야토기의 아름다움·가야의 대외교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 김해천문대: 분성산 정상에 들어선 김해천문대는 전시실, 천체 투영실 외에 3개의 관측실을 보유하고 있다. 망원경체험, 천체관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천체투영실에서는 20분 동안 별자리해설이 펼쳐진다.
● 숙박정보: 김해한옥체험관(055-322-4735, 봉황동)은 안채, 사랑채, 별채 등에 13개의 객실 보유, 연중무휴로 운영. 김해관광호텔(055-335-0101, 부원동), 가야비즈니스호텔(055-331-2568, 부원동).
자가용으로: 남해고속도로 진례나들목→첫 삼거리에서 좌회전→2㎞ 진행 후 사거리에서 우회전→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주차장
대중교통으로: 김해시내에서 44번 버스 이용, 진례농협 하차 후 미술관까지 도보로 5분 거리.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055)340-7000, www.clayarch.org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3241 수로왕릉 관리사무소 055-332-1094 국립김해박물관 055-325-9332 은하사 종무소 055-337-0101 김해천문대 055-337-3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