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입주한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 것은 물론 기존 분양가 기록을 잇따라 경신하면서 내 집을 마련하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이 대구시 범어동에 선보인 삼성래미안 수성 분양가는 최저 평당 941만원에서 최고 1142만원이다.
특히 38평, 39평형 61가구를 제외한 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의 기준층 분양가격이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섰고, 일반분양이 가장 많은 54평형 (76가구)의 기준층 평당 분양가격은 1142만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8월에 입주한 범어동내 A아파트 동일평형 매매가 (평당 847만원)의 1.3배 높은 분양가다.
또 최근 분양한 범어동 월드메르디앙 웨스턴 카운티 67평형(12가구)은 총 분양가격이 기준층 기준으로 7억 6300만원을 기록, 대구시 일대 분양 물량 중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제까지 부산에서 최고가 아파트는 벽산건설이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동래구 온천동 벽산아스타 99평형(2가구)으로 분양가격이 19억9300만원이었다.
이밖에 최근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에 분양된 스마트시티도 평당 967만~1474만원으로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이처럼 시행·건설업체들이 지방에서도 고가 분양을 거듭하는 데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방 아파트 시장을 적절하게 이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양해근 부동산뱅크 팀장은 "대전을 제외한 영남권 일대는 1년 뒤에 전매가 가능해, 상당수 건설사들이 1년 동안은 사실상 계약금만 내면 보유가 가능하게 금융혜택을 주고 있어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이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분양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그러나 분양가격이 큰 폭으로 뛸 경우 주변 아파트 시세에도 영향을 미쳐, 자칫 지가 불안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