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21가 폐렴구균 접합백신 ‘GBP410’의 영유아 및 소아 대상 임상 2상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이르면 2027년 허가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프리베나 제품군에 이어 후발 약물인 머크의 제품군까지 내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된다면, 이보다 3년 가량 늦게 나올 SK바이오사이언스의 물질의 미래 성장성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GBP410이 영유아에서 효능을 확실히 입증하면 늦더라도 시장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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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침습형 폐렴구균 혈청형은 90여 가지다. 이를 막기 위해 각개발사들은 폐렴구균 혈청형이 가진 다당류에 운반 단백질을 접합시키는 방식으로 다당류-단백질 접합백신을 개발하는 중이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머크의 21가 폐렴구균 접합백신 ‘V116’이 내년 상반기 중 각국에서 시판 허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머크가 V116이 50세 이상 성인에서 프리베나20 대비 면역반응 유도 면에서 비열등성 및 우수성을 입증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V116이 경쟁약물인 프리베나20과 공통으로 포함시킨 10가지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해 비열등성을, 프리베나20에 포함되지 않은 11가지 혈청형 중 10가지에서는 더 우수한 면역원성을 확보했다는 내용이었다.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원 수준이었다. 화이자의 13가와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 및 프리베나20 등 2종의 프리베나 제품군은 지난해 매출 64억4000만 달러를 올리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이들의 대항마로 알려진 머크의 15가 접합백신 박스누반스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박스누반스는 미국 기준 2018년 성인 폐렴구균 백신으로 승인됐고, 지난해 6월 생후 6주에서 17세까지 접종 연령을 확대 승인받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1억3800만 달러(한화 약 1830억원)에 매출을 올리며 당초 회사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런 머크가 기존 박스누반스와 V116의 출시국 확대 시너지를 이어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일례로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박스누반스를 생후 6주 이상 연령층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며, 최근까지 미국과 유럽연합은 물론 호주, 홍콩 등 60개국에서 시판됐다.
이처럼 SK바이오사이언스와 프랑스 사노피가 공동개발 중인 GBP410은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화이자에 이어 머크까지 가세하는 등 글로벌 주자들이 포진해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7년 GBP410의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본격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의 3상을 준비하면서, 향후 그 생산을 전담할 백신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백신생산시설인 ‘안동 L하우스’에 815억원을 투자해 증축에 나설 계획을 의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의 임상에 맞춰 자사 생산 시설에 대한 미국의 제조소 인증인‘cGMP’ 획득 절차도 밟아나갈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폐렴구균에 취약한 유아나 소아를 대상으로 임상 3상에서 GBP410의 효능을 확실하게 입증한다면 사노피의 글로벌 유통 능력이 더해져 매출 신장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감염내과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머크의 V116이 강점이 있다고 설명하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기존 다당류 백신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1회에 한해 무료로 접종가능하다”며 “단백질 접합백신은 영유아에서 필수 예방 접종에 활용되는 만큼 해당 연령에서 글로벌 제품 대비 차별화된 효능을 입증한다면 시장성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