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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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 부동산 그룹인 ‘다롄완다상업관리그룹’이 지난 17일, 23일 만기 도래하는 4억달러화 채권 원리금 중 2억달러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그 뒤 중국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제금융센터는 이는 일부 업체들의 어려운 자금 조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일 뿐, 부동산 업계 전반의 유동성 악화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국금센터가 최근 발간한 ‘중국 완다그룹 채무불이행 우려 및 해외시각’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완다그룹 발행 채권은 중국 내 16억달러(달러 환산), 해외 18억 달러(4건)로 이중 7월에 4억8000만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 (출처: 국제금융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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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금센터 채권분석부장은 “완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작년부터 시작됐고 5월 상해청산소에 시장에 떠도는 모회사 13억 대출설, 쇼핑몰 매각, 4000억위안 분식 등의 루머가 거짓이라는 소명자료를 제출하는 등의 해프닝도 발생했다”며 “최근 홍콩거래소 상장이 3차례 실패하면서 부채 상환 우려가 재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완다상업관리그룹은 연말까지 상장 실패시 투자자들에게 300억위안을 바이백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자금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완다 커머셜프로퍼티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평가했다. 완다그룹의 달러화 채권 가격은 지난 주 7월 14일 94.8센트에서 17일 73.4센트로 급락했다.
김 부장은 “중국 완다그룹의 달러화채권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어 외화 하이일드 채권 가산금리가 당분간 추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완다그룹의 구원투수로 나설 생각이 별로 없는 모습이다.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는 공개 서한에서 완다그룹에게 회사 내부 통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재무제표 신뢰성과 관련한 추가 정보 등을 제공할 것을 요구해 빠른 시일내 상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완다그룹은 쇼핑몰 20개를 매각하려고 하나 특정 프로젝트의 소유기간을 일정기간 유지해야 해 지방정부와 협상을 벌여야 하는 등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자산 매각, 쇼핑몰 담보 대출도 가능하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프리-IPO 투자자와 바이백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자금을 회수하려는 기관들이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김 부장은 “완다그룹의 유동성 악화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이 다시 악화되는 것으로 보기 보다는 일부 업체들의 어려운 자금 조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가 광범위한 부양 조치에 나서기보다 부동산 부문 구제에 초점을 둔 조치들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부장은 “아시아 정크본드의 주요 발행자였던 중국 부동산 기업의 연쇄부도로 고위험 채권 시장은 활기를 잃었고 중국의 부정적인 경기전망으로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면서도 “완다그룹이 실제 디폴트할 경우 외화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는 더욱 강화될 수 있고 우량등급 채권들의 반사이익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