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 연대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올해 주주총회 시즌 의결권 대행사를 찾는 상장사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주주가 주소지에 실거주하는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쳤고, 주주를 만나 의결권을 확보한 비율은 20%가 안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에 뿔 난 주주들이 위임장 작성을 거부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갈수록 의결권 수거가 쉽지 않아지고 있는 만큼 평소에 IR을 통해 주주관리를 하는 한편 주총 시즌에는 전문성을 갖춘 의결권 대행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8일 의결권 수거 업체 로코모티브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SK증권·경동도시가스 등 8개 상장사로부터 의결권 대행 수주를 받아 이행한 결과, 주주가 주소지에 실거주하고 있는 경우는 49.7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주소 확인 자체가 어려워 직접 방문해야 거주여부가 확인되는 경우는 42.22%였고, 증권 계좌 개설 당시 주소지에서 이사했거나 주소 불명이라 주주를 만나지 못한 경우가 8.16%였다.
주주를 방문해 의결권을 확보한 비율은 19% 수준이었고 부재 등으로 주주를 만나지 못한 경우가 64.6%, 주주를 만났지만 위임장 작성을 거부한 주주 비율은 16.3%로 집계됐다.
지역별 주주 분포는 수도권이 61.3%로 가장 많았고 경상권(20.4%), 충청권(8.7%) 호남권(7.0%) 순이었다. 강원(1.9%)과 제주(0.7%)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코모티브는 8개 상장사의 의결권 확보 목표를 전체 발행주식 대비 평균 5.44%인 5410만주로 설정했고, 주주 2만8000여명으로부터 목표 의결권을 모두 위임받는데 성공했다. 500여 명의 전문인력과 독자개발한 실시간 의결권 집계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의결권 대행을 수행한 결과다.
이태성 로코모티브 대표이사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위드코로나 이후 두세 차례 주주를 방문해도 부재중인 경우가 많고, 주가 하락으로 불만이 커지면서 위임장 작성을 거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며 “주총 시즌 뿐 아니라 평소에도 IR이나 PR활동을 통한 주주 관리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소액주주 연대의 활동이 활발해져 상장사의 대응이 중요해졌고 경영권 분쟁의 경우 과거와 달리 사측 뿐 아니라 행동주의 펀드 측에서도 의결권 대행사를 선정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