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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공통되게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단독 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양 정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셔틀외교 복원이다. 한일 셔틀외교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상대국을 1년에 한 번씩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2012년 독도를 방문하며 셔틀외교가 중단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분야 3개 품목(불화수소·플루오린 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수출규제 해제와 한국의 WTO 제소 취하에 합의했다. 다만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우대국) 배제 원상회복 조치는 논의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사과와 실익 없다”…세부 사항 따져보니 아쉬움
대통령실과의 자평과 달리 외교적 성과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를 놓고 전문가들은 온도 차를 달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제징용 해법으로 제시된 한일의 공동기금에 일본 피고기업 참여가 성사되지 않은 점이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정상회담이) 전반적으로 부족함은 없었다”면서도 “피고기업의 기금 참여가 없기 때문에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도 “피해 당사자 중 생존자 3분이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고기업의 기금참여가 없이는 정부안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일본 측의 호응, 화답이 있어야 (한국 정부의) 해결책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사과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최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기시다 총리가 ‘통렬한 반성’ 등을 언급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난 6일에는 ‘역대 정부’라고 표현했지만, 기자회견에서는 ‘김대중-오부치 정신’을 언급했다. 똑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역대 내각의 입장 계승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기시다 총리 방한 시 한일 미래 협력에 관한 청사진(새로운 파트너십 선언)을 마련해서 양 정상이 함께 발표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역내 내각 계승은 일본의 기본적 입장으로 일제강점기가 합법이란 인식이 들어가 있다”며 “모든 구상권은 65년 합의로 완료됐다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얻어낸 것이 없는 회담”이라고 깎아내렸다.
반도체 분야 3개 품목 수출규제 해제와 관련해서는 ‘일반포괄허가’가 아닌 특별일반포괄허가로 전환키로 한 것에 대해 2019년 7월 수출규제 이전 수준의 ‘원상회복’이 아니란 지적이 나왔다. 특별일반포괄허가는 비(非)백색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일반포괄허가에 비해선 한단계 낮은 수준의 규제 완화이기 때문이다. 과거 2019년 7월 이전에는 한국은 일반포괄허가를 적용받았다.
통상전문가들은 한국이 백색국가로 지정되기만 하면 일반포괄허가로 전환하긴 하지만 이 역시 일본 의회 동의를 거치는 등 단계가 남아 있는 일로, 원상회복 전에 우리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는 것은 외교 등가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