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5층 멤버스 라운지에서 만난 A씨에게 호텔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를 묻자 “다른 이유 없어요. 편하니까요”라고 했다.
실제로 A씨는 20년 넘게 신라호텔 피트니스클럽 부부 회원을 유지하고 있다. 신라호텔 피트니스클럽의 부부 멤버십 회원권 가격은 1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는 업무상 미팅이나 지인들과의 약속 등 주 4~5회 신라호텔 5층에 있는 멤버스 라운지를 찾는다. 이곳의 커피가격은 5000~6000원으로 1층 식음매장의 커피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회원권을 가진 사람이 누리는 소소한 ‘특권’ 중의 하나다.
|
대부분의 특급 호텔은 평생회원제인 호텔 피트니스 멤버십을 운영한다.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은 상류층 커뮤니티 일원 지표로 읽히는 만큼 멤버십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입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특히 호텔 회원권은 수량이 한정돼있는 만큼 역사가 있는 호텔의 경우 대부분 기존 회원들과 자녀들을 위주로 회원 관리를 하기 때문에 신규 회원 입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피트니스 회원권은 골프 회원권과 마찬가지로 재산처럼 취급되며 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호텔 피트니스 회원권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반면 공급이 줄면서 회원권 가격은 우상향 추세”라며 “새로 지은 호텔이 입회 보증금을 받지 않는 대신 높은 가격에 연회비를 받아도 조부나 부모도 회원인 경우가 대부분인 신라, 하얏트같은 전통 호텔은 회원권 가격이 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생회원권이 귀해지면서 호텔 일반 멤버십 가입 후 숙박 횟수를 채우고 높은 등급을 달성하며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
하지만 멤버십 회원들 사이에서는 공식적이지 않아도 특별 관리 회원이 존재한다는 게 중론이다. 예를 들어 호텔 레스토랑 셰프가 직접 룸과 객실에 올라와 음식 관련 설명을 해준다거나 메뉴판에 없는 고객이 먹고 싶어 하는 다른 음식을 특별히 해주는 식이다.
서울 시내 호텔 멤버십 회원 B씨(43)는 “호텔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보니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랑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백화점과 달리 이용실적에 따른 혜택과 같은 구체적인 기준은 없다”면서도 “오랜 시간 멤버십을 유지하는 회원들이 누구인지는 파악은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랜 기간 자주 이용하는 회원들의 경우 고객들이 요청하면 직원들 재량이나 상황에 따라 좀 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