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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高)물가와 고금리는 소비 증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 여행 재개에 따른 해외 소비 증가도 변수로 떠오른다.
4월 소매판매 전월비 0.2% 감소…재화보다 서비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2% 감소해 두 달 연속 쪼그라들었다. 소매판매가 줄어든 건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수요가 감소하면서 음식료품 소비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재택 치료로 의약품 소비가 급증한 것이 4월 역(逆)기저효과로 감소세로 전환된 데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화장품 소비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거리두기 해제로 신발, 가방, 의복 등 소비는 외려 늘어났다.
소매판매는 주로 재화 소비에 집중돼 있어 서비스 소비까지는 제대로 담고 있지 않다. 서비스업 생산부문을 보면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는 각각 전월비 11.5%, 13.3% 증가했다. 이는 관련 서비스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음식료품 재화 소비가 외식 등 서비스 소비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소매판매가 감소한 요인 중에는 가정 내 음식료품 소비가 외식 등 서비스 소비로 전환된 영향이 있다”며 “재화, 서비스 소비 전체로는 전월보다 개선된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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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동성지수(소매 및 여가)도 2일 현재 2020년 1월 초~2월 초 5주 간 평균치보다 약 12% 가까이 증가하며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여행·교통·숙박·음식점·여가 등 각종 서비스 소비가 확산될 조짐이다. 한국은행, 신한카드 등에 따르면 대면서비스 카드 지출은 4월 2019년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했고 5월 1~3주차 기준으로도 7.6% 증가했다. 1~3월까지 17~19% 가량 감소했던 것에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가계의 소비 여력도 강화됐다. 올 1분기(1~3월) 가구당 월 평균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비소비지출 차감)은 386만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10.0% 증가했다. 가계 흑자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 차감)도 132만9000원으로 21.7% 급증했다. 소득이 늘어난 것에 비해 소비를 덜한 것이다. 이는 저축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20년 가계의 순저축률(순저축액을 순처분가능소득 등으로 나눈 비율)은 12.4%로 1999년(13.2%) 이후 2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작년에도 11.6%를 기록해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이어갔다.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는 꺾여
소비를 늘릴 여유와 상황이 모두 받쳐주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는 소비 흐름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고금리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어 소비심리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 고물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에너지, 곡물 등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 상황에 기인한다. 에너지, 식량 자급이 불가능한 우리나라로선 물가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다. 또한 그동안 원가 부담이 쌓였다가 거리두기 해제 등을 기회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려는 자영업자, 기업 등이 늘어나고 있어 언제 물가가 고점을 찍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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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식량 자급이 가능하고 원가 부담을 바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던 미국에서 물가 고점론이 언급되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한편에선 늘어난 소비 여력이 해외 여행 재개와 함께 해외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소비 등 내수 증가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급등에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상황에서 여행수지 적자폭 확대가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봐야 할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