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와 관련된 보고서를 냈다. CBDC의 장점보단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짚으며,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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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CBDC가 신중히 잘 설계된다면 잠재적으로 규제되지 않은 민간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보다 실용적일 것”이라면서도 “정책 입안자들은 풀리지 않은 많은 질문과 기술적 장애물 등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발언은 IMF가 약 100개국이 검토하고 있는 CBDC에 대한 보고서 발간과 함께 나왔다. 바하마와 나이지리아 등 개발도상국은 이미 대중이 CBDC를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CBDC 도입에 적극적인 중국은 이미 1억명이 이상의 사용자가 포함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CBDC를 도입하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공통적으로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IMF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바하마와 동카브리해 통화 연합(ECCU) 등 일명 CBDC 개척 국가들도 디지털 화폐 도입 시 현금형 CBDC를 포함하고 개인당 보유량도 한계를 두었다. CBDC는 현금형과 이자지급형으로 나뉘는데, 이자지급형이 기존 금융시스템을 더 급진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CBDC 개척 국가들도 기존 금융 시스템 유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CBDC가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외화 CBDC 사용까지 가능하게 되면 자국 통화의 신뢰도가 낮은 개발도상국에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미국 달러화가 자국통화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단 관측도 나왔다. IMF의 통화 및 자본시장 부서의 재무 고문인 토비아스 아드리안은 “달러 등 경제 규모가 큰 국가의 통화를 개발도상국에서 채택하려는 움직임은, CBDC가 도입되면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고 이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