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락볼트 부실시공 논란, 빼돌린 공사비가 자그마치..

  • 등록 2014-10-10 오전 9:16:48

    수정 2014-10-12 오후 1:43:41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터널공사의 핵심자재로 꼽히는 ‘터널 락볼트’를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건설업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고속도로의 터널 공사 과정에서 터널 붕괴를 막는 ‘락볼트(rock bolt)’를 설계보다 수천에서 수만개씩 적게 넣어 시공하는 방식으로 수억~10여억원씩 공사 대금을 빼먹은 건설사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개당 2만원 안팎인 터널 락볼트를 설계 수량보다 훨씬 적게 넣어 시공하고 공사 대금을 과다 청구한 혐의(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 등)로 토건회사 현장소장 A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고속도로 영동~옥천 1공구 구간에서 터널 락볼트와 기타 비용을 과다 청구해 15억655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터널 락볼트는 3~5m 길이로 터널을 뚫을 때 수직으로 꽂아 바위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는 데 사용하는 쇠로 된 대형 나사다.

터널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설계보다 적게 시공되면 하중을 이기지 못해 자칫 붕괴할 수 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착공한 전국의 터널 121곳 가운데 64%인 78곳은 이렇게 중요한 터널 락볼트 부품을 턱없이 적게 쓴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실제 주문진~속초 구간에서는 1만8000여개의 터널 락볼트가 필요했지만 6000개도 채 사용되지 않았고 영동~옥천 구간에서는 설계 수량 6만3000개의 ‘3분의 1’이 넘는 2만8000개를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이들은 설계대로 시공한 것으로 속여 그대로 청구하는 수법으로 이렇게 빼돌린 공사비는 18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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