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자로 세계무대 데뷔..추가수주 기대 고조(종합)

  • 등록 2014-05-21 오전 9:24:05

    수정 2014-05-21 오전 9:34:48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에서 20일(현지시간) 진행된 원자력발전소 1호기 원자로 설치식은 한국 기술로 제작한 원자로가 세계 무대에 데뷔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국형 원자로의 성공적인 설치로 인해 기술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인정받음에 따라 원전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는 앞서 지난 19일 아부다비를 방문한 압둘 할림 말레이시아 국왕에게 “한국형 원전을 고려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근혜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의 회담 내용을 전하면서 이 같이 말하고 “왕세제는 자신이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이번 원자로 설치식을 계기로 추가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바라카 원전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컨소시엄으로 구조물을 만들고, 두산중공업이 원자로 등 내부 기계 제작을 맡고 있다.

두산중공업(034020)의 김하방 부사장은 “원자로를 제작하는 데 3년 넘게 걸렸다. 창원 공장에서 제작해 1달 반 걸려 아부다비까지 이동시켰다”며 “그간 경쟁국들은 우리의 기술력을 폄하하려고 노력해 왔는데, 이번 원자로 설치는 이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수현 현대건설(000720) 사장은 “1호기 건설이 가장 중요하다. 나머지 3기 일정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좋은 평판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바라카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바라카 지역은 원전 8기가 들어설 입지가 확보돼 있다. UAE 측이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추가 4기를 건설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를 따내기 위해 일본,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가 4호기를 스케줄에 맞춰 제대로 완공할 경우 우리 쪽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재도 청와대 산업통상비서관에 따르면, 바라카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주변의 루와이스 석유화학단지에서 주로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 단지에는 SK, 삼성, GS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입주할 예정이다.

바라카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성공은 한국 원전 사업의 한 획을 그은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희용 한국전력 원전수출본부장은 “원자로 설치 이후 증기발생기 등 중요 장비가 추가로 들어오게 된다”며 “즉 원전 1호기 사업이 인프라 건축 단계에서 벗어나 내부기계 설치 작업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바라카 원전 건설에 이어 운영까지 맡게 된다. UAE가 한국의 원전 기술력과 경험을 인정해준 결과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주일 내로 운영회사 설립에 대한 사인이 이루어질 것이다. 운영회사의 이름은 나와 에너지(Nawah Energy)로, 지분은 UAE 원자력공사(ENEC)가 82%, 한전이 18% 갖는다”며 “이번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합작 전문운영회사의 설립에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에서 열린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행사에 참석,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만수르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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