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민주당, 진보당과 연대하지 않을 것"

  • 등록 2012-07-29 오후 5:41:54

    수정 2012-07-29 오후 5:41:5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유시민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는 29일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진보진영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볼 경우 통합진보당을 통하지 않고 민주노총, 농민회,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와 바로 손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출당 조처가 실행되었을 경우 민주당은 두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무소속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그 분들이 통합진보당 당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야권연대는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자격심사를 통한 제명 주장을 민주당이 마냥 배척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전문

당원 동지 여러분, 대의원 유시민입니다.

오늘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들이 모임을 열어 향후 행동방침을 의논합니다.

우리당은 사실상 ‘정파’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모든 정파들이 비슷한 모임을 할 것이라 짐작합니다.

소위 ‘참여계’는 정파이지만 비밀결사는 아닙니다. 공개된 정파입니다. 그래서 오늘 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다 공개될 것입니다. 오늘 논의를 위해서, 그리고 관심을 가진 다른 당원들을 위해, 당의 혁신을 원했으나 그 소망이 좌절되었다고 느끼는 당원들이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들이 무엇인지 제 생각을 간단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문제를 하나씩 차례차례 검토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1. 대중적 진보정당이으로 가자는 통합정신을 살리기 위해 당의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이나 절차가 더 남아 있는가?

만약 없다는 결론을 얻는다면 다음 질문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다음 질문을 해야 합니다.

2. 그 수단이나 절차를 통해 다시 혁신을 시도할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가?

만약 없다는 판단을 할 경우 다음 질문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있다는 판단이 든다면그 다음 질문을 합니다.

3. 그렇게 해서 일정한 성공을 거둔다고 할 경우 그 성공이 국민과 민중의 관점에서 볼 때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이 세 질문 모두 ‘예스’라는 결론이 날 경우에만, 우리는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가로막고 작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당의 자살까지 불사하는 세력과 싸우게 될 것입니다. 혁신을 추진할 절차나 수단이 더이상 없다면, 있다고 해도 그 방식으로는 혁신에 성공할 가능성이 없거나, 수단이 있고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한들 그 성공이 별 정치적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굳이 당 안에서 혁신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럴 경우 마지막 질문을 가지고 토론해 보아야 합니다.

4. 당 안에서의 혁신투쟁이 더이상 불가능하거나 성공할 수 없거나 성공해도 의미가 없다고 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원게시판을 보면 탈당, 당해산 추진, 공개적인 당내 혁신연합 결성,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체 설립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을 하든 뜻을 모아서 함께 하자는 권유도 있고 혼자 결정하는 당원도 있습니다. 누가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어쨌든 오늘 소위 ‘참여계’ 당원들이 대전에서 모여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정당에 가입하기로 결심한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아무 제한도 성역도 없이 모든 문제를 다룰 것입니다.

‘참여계’ 당원 동지들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오늘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판단과는 상관없이, 저의 거취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말고 각자의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결정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향후 행동방침에 뜻을 모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제가 토론에 참석하면 자칫 여러분이 스스로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데 짐이 될까 두려운 마음에 이렇게 미리 제가 진로를 고민할 때 늘 생각하는 질문 몇 가지를 미리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좋은 토론 기대합니다. 그리고 토론 요지와 결과를 대중적 진보정당의 꿈을 지닌 모든 당원들과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족: 간략한 상황보고를 드립니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모두 채택했고 통합진보당의 2012년 정치방침이었던, 진보통합 야권연대 진보적 정권교체 전략은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보진영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볼 경우 통합진보당을 통하지 않고 민주노총, 농민회,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와 바로 손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출당 조처가 실행되었을 경우 민주당은 두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무소속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통합진보당 당적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야권연대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자격심사를 통한 제명 주장을 민주당이 마냥 배척하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중집은 다음 주 정도 ‘조건부 지지철회’를 했던 기존 입장을 검토하여 지지철회와 조합원 당원의 조직적 탈당문제를 논의할 전망입니다. 다만 개별 연맹이나 단위사업장 노동조합은 독자적인 집단탈당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해오던 사과, 오늘도 드립니다. 통합시의 공동대표로서 대중적 진보정당을 구현한다는 총합정신을 실현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엎드려 용서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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