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20일자 27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전국 곳곳에는 봄꽃들의 향연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꽃을 보는 게 살짝 싫증이 났다면 경기도 안성에 자리 잡고 있는 안성팜랜드를 찾아보는 것도 봄을 즐기는 또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
고속도로 경부선 안성나들목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안성 팜랜드는 국내 최대 체험형 놀이 목장이다. 이곳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이국적인 풍경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독일식 건축물들로 꾸며놓은 도이치 빌리지가 입장객의 눈을 사로잡고 팜랜드 안의 광활한 초원과 미루나무 풍경은 이국적인 맛을 한층 더한다. 이 때문인지 안성팜랜드에서는 이미 드라마 <공주의 남자>와 <계백>, <자이언트>, <빠담빠담> 등이 촬영되기도 했다.
| ▲ 안성시에 위치한 팜랜드에는 마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물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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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초원 위에 펼쳐져 있는 안성팜랜드는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정한 20여 종 200여 마리의 가축들과 함께 뛰놀 수 있는 `국내 최대 체험형 놀이 목장`이다. 도시 아이들에겐 농축산업의 소중한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배움터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항상 미소를 짓고 있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녀석은 풀밭에 널브러져 있는 당나귀. 이 친구는 바로 옆에서 쓰다듬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워서 잔다. 얼핏 보기엔 무뚝뚝해 보이는 견공과도 금새 친해질 수 있다.
정확한 발음으로 `메에에에에에`하고 웃는(혹은 우는) 양과 염소 떼들은 먹이를 줄 때만 친한 척해 준다. 활짝 웃으며 사진 모델이 되는 걸 즐기는 흑돼지는 이곳의 최고 스타 중 하나. 금빛 찬란한 황금계(닭)와 30만명의 자식이 있는 한우 씨수소, 호랑이를 닮은 칡소, 잘 빠진 말들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
| ▲ 39만평에 달하는 팜랜드에서는 탁 틘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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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관람열차를 타고 5분만 달리면 지평선이 보이는 초원으로 나갈 수 있다. 초록빛 풀밭과 파란 하늘, 드문드문 솟아 있는 나무만 있는 이곳에 서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린다. 유난히 높이 솟은 나뭇가지에 구름이라도 걸쳐 있으면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이 걸려 있네♬’라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허기가 져도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농협에서 직접 판매하는 고기를 저렴하게 사서 깔끔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식당에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농장 입구 근처에 들어서 있는 독일식 건물들은 대부분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시설들이어서 기호에 맞는 음식을 사 먹어도 된다.
안성팜랜드는 오는 21일 정식 개장을 기념해 내달 13일까지 23일간 `제1회 호밀밭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공연을 비롯해 농축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된다. 주요 체험행사에는 보물찾기, 사진콘테스트, 바람개비 전통연 만들기, 전통민속놀이, 승마, 가축들과 함께 걷기 등이 있다. 주말에는 마당놀이, 매직쇼, 뮤지컬, 도그쇼, 인형극 등이 마련된다.
| ▲ 왼쪽부터 안성 유기박물관, 안성허브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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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랜드에서 가슴을 탁 튀웠다면 안성 허브 마을을 찾아 오밀조밀한 즐거움을 맛보면 좋다.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는 향긋한 허브향에 취해 정원의 꽃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절로 셔터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에는 허브를 이용해 만든 화장품과 비누, 향초, 인테리어소품 등 시중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맛깔스러운 스파게티를 맛본 후 아로마 향이 가득한 사우나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즐거움도 더하면 금상첨화다.
안성의 또 다른 매력적인 목적지는 바로 전통을 파는 가게 `안성 유기공방`이다. 원래는 짝이 아니지만 갖다 맞추면 마치 짝이었던 것처럼 잘 맞는 것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그만큼 어떤 물건이 잘 어울림을 말하는데 이는 경기도 '안성'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유기(鍮器, 놋그릇 혹은 놋쇠 또는 통쇠라고도 함)에서 비롯됐다.
안성 시내에 있는 `안성맞춤 유기공방`에서는 1대 고(故) 김근수 유기장으로부터 2대 주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김수영 유기장, 그의 아들 3대 김범진 유기장까지 대를 이어가고 있다. 공방 뒤에 있는 박물관에는 각종 유기제품이 전시돼 있어 오랜 기간 무르익은 장인들의 솜씨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