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머리 먹어도 되나” 소비자 혼란

서울시, 먹물·내장 중금속 "해롭다"… 식약청, 조사 방식 잘못 "안전"
  • 등록 2010-09-15 오전 9:29:39

    수정 2010-09-15 오전 9:37:22

[경향닷컴 제공] ‘낙지 머리를 먹어야 하나, 버려야 하나.’

서울시가 낙지 머리 속에 든 먹물과 내장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돼 건강에 해롭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아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식약청은 14일 “서울시가 낙지와 문어의 머리만 따로 떼어내 중금속 함량을 계산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몸 전체를 기준으로 할 때 카드뮴 검출 기준은 2PPM 이하이므로 안전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낙지의 머리만을 떼내 선택적으로 검사했기 때문에 카드뮴 함량이 올라간 것이며, 다리 등을 포함한 낙지 한 마리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카드뮴 함량이 낮아져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낙지의 내장 비율은 전체 무게의 10% 미만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서울시가 조사한 낙지류는 중국산 낙지 1건을 제외하고 모두 기준치(1㎏당 2㎎) 이하로 나타난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금속 함유량을 측정할 때 서울시처럼 특정 부위만 따로 조사하는 법이 없고, 부위별로 중금속 기준치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낙지와 문어의 머리는 안전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낙지 머리가 여전히 해롭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검사기준에는 없지만 내장을 좋아하는 국민들의 식습관을 고려해 낙지의 머리만을 떼내 검사한 것”이라며 “내장에 카드뮴 성분이 다량 들어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맞섰다.

앞서 13일 서울시는 주요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서 팔리는 연체류 14점과 생선 14점을 수거, 머리와 내장 내 중금속 함량을 검사한 결과 낙지와 문어 머리(몸통)에서 다량의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카드뮴은 몸 안에 쌓이면 손발과 관절이 아프고 뼈가 약해지는 이타이이타이병이나 전립선암 등을 유발한다.

평소 자녀와 낙지를 즐겨 먹는다는 주부 박모씨(40)는 “어느 쪽 말이 옳은지 모르겠다.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든, 제3의 기관이 나서든 하루 빨리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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