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파인드 세버럴 데드 피시, 서라운디드 바이 버징 플라이즈(They find several dead fish, surrounded by buzzing flies)"
지난 6일 오후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정상어학원(정상제이엘에스(040420))의 본원. `도약(Leaping Stage)` 단계인 LS-B 과정의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12명의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 표정이 사뭇 진지해 보인다.
|
수업은 한국어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채 영어로만 진행된다. 간단한 회화지만 아이들은 선생님과 영어로 문답하는 데 스스럼없어 보인다. 통상 주 3회 회당 100분, 혹은 2회 각 140분 진행되는 수업에 참여하며 아이들은 `영어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으로 거듭난다.
"아이를 맡기러 온 학부형들이 보통 세 가지에 놀랍니다. 생각보다 저렴한 수강료와 시끌벅적한 수업 분위기, 과정을 마친 후의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박상하 정상제이엘에스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상제이엘에스의 모태가 된 본원은 흔히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서울 대치동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벌써 22년째 학원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인지 더러 고액 사교육업체 아니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박 대표는 "언론 같은 데서 간혹 우리를 고액 사교육 업체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보습학원 종합반 기준에서 보면 영어 한 과목 배우는데 너무 비싸지 않냐고 하지만 월 수강료가 2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어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이 목표
작년 말 코스닥 상장사 우리별텔레콤과의 합병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한 정상제이엘에스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 전문 어학원이다. 현재 캐나다의 벤쿠버를 비롯,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총 24개의 직영 분원에서 매월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
정상어학원은 크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체스`와 중학생 대상의 `에이스` 두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체스는 6개월 단위의 총 10단계로 이루어진 5년짜리 프로그램으로, 학교 수업과는 별개 진도 과정으로 이뤄진다.
15년전 프로그램을 고안한 허용석 교육연구원 원장은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는 순서를 따라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일단 처음엔 많이 들어보고, 떠듬떠듬 말문을 튼 뒤, 글을 읽고, 나중엔 자유롭게 생각을 말하고 쓰는 훈련을 한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사고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 과정의 목표다.
허 원장은 "우리의 목표는 `영어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체스 과정을 마친 아이들 중 30%가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한다"고 밝혔다.
이후 아이들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에이스` 과정으로 옮아간다. 에이스 과정에선 크게 사회와 문학, 과학을 영어로 배우게 된다. 새정부 들어 흔히 얘기되는 `몰입교육`이다. 학교 과정과 무관하게 진행하다보니 일부는 앞서 가는 경우도 생긴다.
◇너도나도 온라인에 몰려도..정부 정책이 부정적이어도
최근 앞다투어 주식시장에 상장했던 교육업체들은 메가스터디를 의식한 탓인지 온라인 사업에 대한 공언(公言)을 아끼지 않았다. 정상제이엘에스 역시 교육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상 투자자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주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것이 단지 "시류에 맞는 답변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
정상제이엘에스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당당하다. 일반적으로 사교육 업체들이 경기변동과는 무관해도 정부 정책 앞에선 바람 앞의 갈대인 처지임을 감안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박 대표는 "일반적인 사교육 업체들이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게 돼 있지만, 정상제이엘에스는 여기서 약간 벗어나 있다"며 "당연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글로벌 공용어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입시 위주의 학원이나 토플, IBT 학원 같은 곳은 정부 정책 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반면, 정상제이엘에스는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교과과정과 별개인 실용 영어만을 가르치는 학원이라는 점에서 정부 정책 변수의 안전지대에 있다.
◇프랜차이즈로 도약..올해 경영목표 `초과달성`
정상제이엘에스는 올 하반기에 학원 프렌차이즈 사업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경쟁사인 씨디아이홀딩스(청담어학원)와 아발론교육이 진작부터 프렌차이즈를 해왔던 것에 비해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만큼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
박 대표는 최근 들어 여건이 좋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상제이엘에스의 커리큘럼을 소화해 가르칠 수 있는 양질의 강사들이 많아졌고,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보완책 등도 생각해놨다.
허용석 원장도 특히 "`체스`를 벌써 10번 이상 업그레이드했다"며 "커리큘럼이 좀 더 완벽해졌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직영점과 프랜차이즈를 지역에 따라 겹치지 않게 두는 등 확대 전략도 세워놨다. 보습학원 등을 대상으로 정상제이엘에스의 온라인 콘텐츠를 보급하는 B2B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애초 내년으로 생각했던 일정을 서두른 데에는 이와 같은 준비와 자신감이 뒷받침됐다.
정상제이엘에스는 올해 매출 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반기엔 매출액 389억원 영업이익 32억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각각 103.4%, 33.2% 증가한 수치다.
박 대표는 "올 상반기 3개 학원을 오픈한 데 이어 추가로 7개 학원의 신규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당초 계획했던 경영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