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철강벨트` 결성..`유럽·중국 덤벼라`

포스코-신일본제철, 동국제강-JFE 제휴 강화
철강업계 유럽/한·일/중국 등 지역별 체제로 재편 전망
  • 등록 2006-09-25 오전 11:17:53

    수정 2006-09-25 오전 11:17:53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M&A 태풍은 겁나지 않는다.`

주요 기업간의 M&A를 통해 세계 철강업계가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대표 철강기업들이 이에 맞서 한일 철강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6월 세계 1, 2위 기업간 M&A(인수·합병)을 통해 초대형 철강공룡으로 거듭난 미탈스틸에 맞서, 원가·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이다. M&A에 부정적인 아시아권 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기존의 전략적 협력을 사업, 자본 제휴로까지 확대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가주도로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는 중국 철강기업과는 다른 독자 노선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 철강업계는 유럽, 한·일, 중국 등 지역별 생산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동국제강(001230)은 세계 4위 철강기업인 JFE스틸과 자본·사업 제휴를 강화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JFE스틸 지주회사인 JFE홀딩스의 주식 100억엔(약 800억원) 규모를 매입한다. JFE스틸은 약 2000억원을 투자, 동국제강 지분을 현재 4.09%에서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JFE스틸은 차세대 후판제품인 TMCP강 기술을 동국제강에 지원키로 했다. 동국제강은 후판 생산에 필요한 슬래브(철강 반제품)을 JFE스틸에서 장기 구매한다.

세계 2, 3위 철강기업인 신일본제철과 포스코(005490)도 내달 20일 경 기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협약을 체결한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은 함께 광산을 개발하고 고로(용광로) 보수시 상호 슬래브(철강 반제품) 제품을 교환하는 등 사업 제휴를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상호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1~2% 정도 확대하는 등 양사의 자본 제휴도 확대한다. 현재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주식 3.3%,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주식 2.17%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한일 대표 철강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확대되는 것은 초대형 철강공룡으로 등장한 미탈 스틸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세계 1위 철강기업인 미탈스틸은 당시 2위 기업인 아르셀로를 인수합병, 생산능력 1억2000만톤 규모의 철강공룡으로 거듭났다. 이는 현재 세계 2위에서 5위권 3000만톤 내외의 철강업체 4곳의 생산능력을 합한 것에 맞먹는 규모.

특히 미탈스틸이 아르셀로와의 합병절차를 완료한 후 아시아권 철강기업에 대해서도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한일 철강기업들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도 상호 자본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 주도로 자국내 철강기업들간 구조조정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는 중국 철강업계 추세와도 다른 노선이다. 중국 정부는 2010년까지 10대 철강기업의 점유율을 50%로, 2020년에는 70%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신철강정책`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와 별도로 국내 철강업계의 경쟁 구도는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기업들은 조선산업 호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후판 생산능력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동국제강 외에 포스코는 2009년까지 110만톤, 현대제철은 2011년까지 150만톤 규모의 후판을 증산할 계획이다.

국내 철강기업간 기술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날 협정 체결로 차세대 후판제품인 TMCP강 제조기술을 JFE로부터 지원받기로 했다. TMCP강은 포스코가 8대 전략제품 중 하나로 키우고 있는 육성하고 있는 고급강이다.

특히 2011년에는 현대제철(004020)이 당진에 7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 국내 철강업계가 실질적인 경쟁 구도에 돌입한다. 현재는 포스코만이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제철소체제를 갖추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 1억톤을 초과하는 미탈스틸의 등장으로 앞으로 철강기업간 합종연횡이 뚜렷해 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기술·원가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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