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경인기자] 증권사들은 자동차업체들의 부진한 8월 판매실적은 예상했던 수준이며, 9월부터는 위축됐던 소비심리의 회복과 함께 탄력있는 매출증가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들의 기존 투자의견을 유지하거나 상향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현대차(05380)와
쌍용차(03620),
기아차(00270)가 잇따라 8월 판매실적을 발표했다. 부진한 실적이 확인됨에 따라 이날 시장에서 자동차 업체들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9월부터 내수회복 따른 실적개선
증시 전문가들은 8월의 자동차 판매부진은 예상할 수 있었던 수준이며 곧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실적 부진은 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차질의 결과여서 추정실적이나 투자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9월 이후에는 생산 정상화로 전월비, 전년동월비 모두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수수요의 회복세가 빠르지는 않지만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이 확인되고 있어 업황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역시 "신용한도 축소에 따른 소비심리 냉각에 7~8월 장기 파업등이 겹치며 실망스런 판매고를 기록한 것"이라며 "수요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되며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확대로 내수 소비심리 악화가 진정되면서 자동차판매가 탄력있는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내수부진의 지속이 우려되긴 하나,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이제는 자동차업종 `매수시점`
증권사들은 이같은 긍정적 전망을 바탕으로 잇따라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8월 첫 주까지 이어진 노사분규로 3분기 실적은 악화될 것이나 일시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이는 9월이후 판매 회복세와 4분기 실적 급증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호전 기대가 3분기 실적악화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매수`투자의견과 목표주가 5만4400원을 제시했다.
이어 기아차에 대해서도 `매수`투자의견을 유지했다. X-Trek. 카렌스 등에 1.8만대의 백오더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4분기 스펙트라 후속차종의 출시와 오피러스의 수출이 시작되기 때문에 판매대수 및 실적 회복 속도는 현대차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목표주가는 1만4100원으로 산정했다.
동원증권은 현대차, 쌍용차에 대해 `매수`투자의견을 냈다. 목표주가는 각각 3만8700원, 7980원. 다만 기아차에 대해서는 "8월 7일 정상조업으로 7월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현대차와 달리 거의 8월 내내 이어진 파업으로 판매수가 57%나 감소했다"며 `중립`의견을 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목표주가는 각각 5만원과 1만1400원을 제시했다.
특히 현대차와 관련해 "다임러와 상용차 법인 합작 관련 노조합의가 3일 내 타결될 가능성이 있고, HMA 사장이 미쓰비시 미국법인장으로 옮긴 것도 현대차의 성장성을 비관해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세종증권은 현대차의 미 엔진마력 피소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증권은 "엔진마력 과대 표기 문제로 텍사스 주를 비롯 9개주에 피소된 것이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으나, 치명적 안전문제가 아닌 성능 혹은 기능과 관련된 논쟁에 불과해 크게 문제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현대차가 대처하는 와중에 일부 합의에 불복한 사람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추가적 배상문제만 남았다"며 "최근 마쓰다의 스포츠카 RX8도 현대차와 유사한 엔진마력 문제가 발생했으나 환불해주거나 프리옵션 또는 리베이트를 주는 선에서 해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수회복 지연 가능성은 있지만
한편, 파업종료에도 불구하고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LG증권은 "현대차의 경우 파업종료로 생산이 정상화되어 내수와 수출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파업기간 주문이 밀렸던 차량 출고와 수출 선적을 서둘렀음을 감안하면 8월 판매는 오히려 부진했다"며 "파업이 종료됨에 따라 생산차질로 인한 판매감소 현상은 더이상 없을 것이나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시장수요는 기본적 수요 수준이기 때문에 할인판매나 무이자 할부판매 등 특판도 더이상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9월 이후 자동차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현대차에 대해 `중립`의견을 유지했다. 다만 기아차는 서유럽 수출 호조와 4분기 스펙트라 후속 LD 출시에 따른 신차 효과 등을 감안해 `매수` 투자의견을 냈다.
대우증권 역시 "현대차의 경우 생산 및 판매가 7월 바닥을 쳤다고 평가하나, 내수판매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4분기 역시 내수회복이 더딜 것으로 판단돼 당분간 주가상승 모멘텀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현대차가 내수시장 부진을 해외시장에서 선점함으로 꾸준히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실제 상반기 내수부진에도 불구,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