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범’ 제압한 용감한 시민…“나 죽일거면 쫓아와” 유인했다

8일 수유동서 난동 피운 A씨
시민 조씨, A씨 유인·저지해
  • 등록 2024-03-10 오후 2:44:53

    수정 2024-03-10 오후 2:44:53

사진=MBN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가운데, 한 용감한 시민이 이 남성을 저지해 큰 피해를 막았다.

지난 8일 오후 1시 25분께 서울 강북경찰서는 강북구 수유동의 한 지하철역 인근에서 행인에 흉기를 휘두른 50대 남성 A씨가 특수상해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생명에는 지장 없으나 우선 병원으로 옮겨졌다.

특히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 조유찬 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A씨를 저지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현장 근처에서 근처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MBN이 공개한 사건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붉은 점퍼를 입고 모자를 착용한 A씨는 흉기를 든 채 거리를 배회했다.

이를 목격한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조씨는 A씨의 뒤로 다가가 흉기를 빼앗으려 했다. 거칠게 저항한 A씨는 조씨와 대치하게 되자 가방에서 또 다른 흉기를 꺼냈다.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조씨는 A씨를 사람이 적은 곳으로 유인했고, 직접 몸을 날려 A씨를 쓰러뜨렸다. 또 조씨는 A씨를 막기 위해 유리병을 들고 맞서기도 했다.

욕설을 하며 흉기를 휘두른 채 시민들을 위협했던 A씨는 50여m를 이동한 끝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조씨는 MBN에 “저는 여기 딸이 있고 부인이 있고 해서 저쪽으로 유인했다”며 “‘나 죽일 거면 나 쫓아오라’고 하니 저를 쫓아왔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얼굴에 위장크림을 바른 채 거리를 돌아다니다 화단에 불을 피우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자신을 제지하는 시민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고, 양손에는 소형 톱 등을 들고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음주와 마약 여부 및 범행동기, 흉기 소지 경위 등을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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