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이번엔 보험사 방문…13일 한화생명 간다

  • 등록 2023-07-09 오후 2:50:48

    수정 2023-07-09 오후 7:11:35

지난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출시 기념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은행과 카드업계를 방문해 ‘상생금융 보따리’를 받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13일 한화생명을 찾는다. 이날 한화생명이 보험사 중 처음으로 상생 지원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권 전체가 이번 상생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다른 업계와 달리 상품 개발이 복잡한 데다 특정 상품의 보험료 조정도 쉽지 않아 꽤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화생명본사를 방문한다. 이날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한화생명 측은 “규모와 구체적인 상품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상생 관련 보험 상품뿐 아니라 취약 계층 대상으로 보험료 인하 등 다양한 ‘패키지’가 준비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 원장이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를 방문할 때마다 대규모 상생 지원 방안이 잇따라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복현 원장은 올 2월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등 4대 금융지주를 방문했다. 이들 4대 은행은 대출금리 인하 등 약 8000억원의 금융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어 이 원장이 찾은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등 지방은행들 역시 상생 지원 행렬에 동참했다.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에게 상생금융 공이 넘어왔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해 “최근 제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지만, 합리적인 여신 심사를 통해 서민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금융권 전반에 이러한 노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카드가 약속한 상생금융 지원 규모는 2200억원 수준이다.

은행·카드에 이어 상생금융 주자로 뛰어야 할 보험사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장기 상품을 취급하고 상품 개발 템포도 타업계 대비 길 수밖에 없는 업계 특성상, 상생상품 개발 및 대출금리 조정을 단시간 내 결정하기엔 무리가 있어서다.

통상 보험상품 만기가 긴 보험사들은 장기물 자산 중심으로 거래를 한다. 보험상품이 장기상품이라 대출 금리 산정 시 단기간 금리보다는 장기간 금리추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 반영이 은행 등 타업권보다 후행적이라는 특징도 있다.

최근 NH농협생명, 동양생명이 계약대출 최고금리를 각각 6.5%, 5.95%로 낮추긴 했지만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큰 대형사들 입장에선 이를 상생방안으로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NH농협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보험계약대출잔액은 3조7114억원으로 삼성생명(16조580억원)과는 4배 이상, 한화생명(7조4612억원) 및 교보생명(6조5251억원)과는 2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금리연동형 상품은 제외하는 식으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일부 대출 고객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보험료 할인과 상품 개발도 쉬운 옵션은 아니다.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료를 결정하는 비율인 요율도 상품마다 제각각이라 할인률 수준을 정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앞서 금융감독원은 일부 보험사들에게 상생 방안을 제출받았는데, 대부분 채택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보험사들은 이를 사실상 비토(veto·거부권)라고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제출한 상생방안이 탈락한 셈이니,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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