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향하던 아이티 밀항선, 바하마서 전복…"최소 17명 사망"

60명 이상 승선…25명 구조·나머지는 실종
"마이애미 향하던 쾌속정, 거친 파도에 전복"
  • 등록 2022-07-25 오전 9:36:49

    수정 2022-07-25 오전 9:36:49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으로 향하던 아이티 이민자를 태운 작은 배가 영국령 바하마 앞바다에서 전복돼 10명 이상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바하마의 뉴프로비던스섬에서 11㎞ 떨어진 바다에서 전복된 아이티인들을 태운 쾌속정 위에 수 명의 생존자들이 앉아있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립 데이비스 바하마 총리는 아이티 이민자들을 태운 배가 전복돼 유아 1명을 포함해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60명 이상의 아이티인들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25명은 구조됐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인원은 모두 실종된 상태다.

배는 바하마의 뉴프로비던스섬과 11㎞ 떨어진 앞바다에서 전복됐다. 데이비스 총리는 “배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는 쾌속정이었다. 거친 파도에 배가 전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하마 경찰 당국은 이번 미국 밀입국을 주도한 두 명의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아이티인들이 가난과 갱단의 폭력에 시달려 미국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밀입국 희망자는 3000~8000달러(390만~1050만원)를 브로커에게 주고 밀항을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하마는 아이티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해의 중간지점이다.

아이티인들의 밀입국 시도가 늘어나면서 바하마 인근 바다에서 전복 사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자치령 푸에트리코 앞바다에서 배가 전복돼 11명의 아이티인이 익사했다. 같은 달 842명의 아이티인들을 태우고 미국으로 향하던 배는 풍랑을 만나 쿠바 앞바다로 떠내려갔다.

키스 벨 바하마 이민장관은 “우리는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애도한다”며 “밀항을 시도하는 가족, 친구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도록 말려달라”고 아이티인들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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