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취지 ‘성평등 위반’…WTA, 中서 토너먼트 철수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WTA가 선수와 스태프의 안전을 이유로 중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토너먼트 경기의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사이먼 WTA 회장은 “펑솨이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고 성폭행 폭로를 번복하라고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그곳에서 시합을 하라 요청할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중국에서 대회를 개최할 경우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직면할 위험이 크다”라면서 “(중국) 권력자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성추행 의혹을 일소할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면, WTA의 설립 취지 중 하나인 성평등은 엄청난 후퇴를 겪을 것이고, 나는 그 일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펑솨이는 자신의 발언이 거짓이었다는 내용의 서신을 WTA에 보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도 화상 통화를 진행해 자신이 안전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WTA는 펑솨이의 안전이 확인되는 일련의 과정이 부자연스러우며 중국 당국의 압박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백만달러 손해에도 이사회 지지…테니스 스타들도 일제히 반겨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 진행하는 토너먼트 경기를 포기하면 광고 및 중계권료 등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실제로 WTA는 지난 2017년부터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치이와 1억2000만달러 (약 1415억원)규모의 디지털 저작권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WTA이사회는 실적 타격에도 경기 중단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WP는 전했다.
세계 각국의 테니스 인사들도 WTA의 결정을 반겼다.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던 미국의 전 테니스 선수 앤디 로딕은 “WTA가 한 일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조직도 있다”라면서 “우리는 금전적인 관계가 없을 때 올바른 일을 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미국 전 여성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 또한 “WTA는 선수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역사의 바른 편에 서기로 결정했다”라면서 “이것은 여자 테니스가 여자 스포츠의 선두주자인 또 다른 이유”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