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 15일 발간한 당뇨병 팩트시트(DFS 2020)을 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의 유병률은 13.8%다. 7명 중 한 명 꼴이며 2018년 추계 인구를 적용하면 494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당뇨병 치료율은 60%에 불과했으며 당화혈색소를 6.5% 미만으로 조절하는 비율은 28.3%로 더 낮았다.
당뇨병의 가장 무서운 점은 질환 자체보다 합병증이 심각한 데 있다. 그 중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당뇨 환자의 4명 중 1명이 앓는 흔한 합병증이다.
당뇨병으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에서 가장 먼 발가락 또는 발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는 당뇨발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감각이상·저림·찌릿함·화끈거림·무감각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마치 스펀지 또는 모래알을 밟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발이나 발가락 등에 작은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아 발의 감염, 궤양이 발생하고 괴사가 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어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당뇨병 학회가 밝혔듯이 당뇨 초기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치료받는 경우가 60%에 그치고 합병증 관리를 못해 당뇨 환자의 4분의 1이 당뇨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고 유병기간이 길며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서 발생률이 높은 질환으로 발 주변부의 혈관 및 신경부터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자의 증상 관리 상태에 따라 호전 속도가 달라질 수 있고 제 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오랜 치료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어 지속적인 혈당관리와 정기검진,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치료는 가급적 발의 절단을 피하고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건강한 혈관 및 신경 조직을 발의 말초혈관에 이어주는 유리피판술 등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혈관 상태에 따라 수술이 어렵거나 예후가 나쁜 사례도 많아 가급적 보존치료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보존치료로는 전기자극치료·줄기세포치료‧체외충격파치료 등이 있다.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요법은 병변이 발생한 세포에 고전압 미세전류를 흘려 보내 세포에 부족한 전기에너지(음전하)를 공급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치료법이다.
특히 호아타요법과 함께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인 신경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오십견과 석회성건염 등에 널리 사용되는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다. 당뇨병의 경우 호아타요법을 1주일에 1회 15회 연속으로 치료하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가 활성화돼 당화혈색소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심 원장은 설명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은 증상 발생 시 가급적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지만 예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그 기본은 혈당관리다. 혈당이 높을수록 조직 재생이 잘 안되고 여기에 비만까지 겹치면 비만세포에서 분비되는 염증성 ‘아디포카인’이 다량 배출되며 상처가 쉽게 낫지 않아 당뇨발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심영기 원장은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발생 유무를 떠나 항상 발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며 발에 상처 또는 궤양이 발생했을 경우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호아타요법 또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해 혈액순환 개선과 세포재생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양호한 예후를 기대할 수 있고 하지절단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