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 'DNA 뭉침·풀림' 현상 조절 원리 알아내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프랑스 투르대와 공동 연구
작은 단백질이 'DNA 뭉침' 조절..분자 수준서 관측
  • 등록 2021-08-31 오전 9:24:02

    수정 2021-08-31 오전 9:24:02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 프랑스 연구진이 협력해 가상실험으로 우리 몸속 현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장윤희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이브란삭 프랑스 투르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단백질에 의해 조절되는 DNA 뭉침·풀림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자 사진.(왼쪽부터)장윤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이브란삭 프랑스 투르대 교수, 앙브루아즈 대구경북과학기술원·투르대 공동박사과정생.(사진=대구경북과학기술원)
DNA는 몸속 유전 정보를 담고 있다. 음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밀어내는 힘이 강해도 강하게 뭉쳐 세포핵 내 작은 공간에 자리를 잡는다. 생식세포 속에서는 작은 염기성 단백질인 프로타민에 의해 더 강하게 뭉쳐 유전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원활하게 전달한 후 다시 풀어진다. 하지만 이 현상을 실험을 통해 분자 수준에서 관측하기 어려웠다.

공동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대규모 분자동력학 가상실험으로 프로타민 단백질에 의해 조절되는 DNA 뭉침·풀림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관측했다. 그 결과 양전하를 띠는 염기성 단백질인 프로타민과 음전하를 띠는 DNA 사이의 상대적 농도에 따라 DNA의 뭉침과 풀림이 조절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복잡한 생명 현상의 근원에 정전기적 상호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확장하면 자기복제, 유전 등의 생명 현상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윤희 교수는 “단백질과 DNA·RNA의 응축물 형성이 많은 생리 기능을 조절한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연구에서 이번 연구가 쓰일 가능성이 높다”며 “프로타민은 DNA 응축뿐 아니라 RNA 자기조립에서도 접착제 역할을 하는 분자이며, 연구를 확장해 mRNA 백신 개발과 생체 모사 에너지 전환 기술 개발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 ‘ACS Nano’에 지난 24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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