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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8일 서울외환시장은 대내외에서 날아든 ‘빅 이벤트’ 여럿을 한꺼번에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상·하방 재료가 팽팽한 가운데 소폭 하락이 점쳐진다.
매파적 FOMC 의사록
먼저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재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압박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국제금융시장도 이에 반응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FOMC 위원들은 “점진적인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지속적인 경기 확장과 고용시장 강세, 안정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부합한다”고 했다. FOMC가 올해 들어 세 번째, 다시 말해 2.00~2.25%로 인상을 단행했을 당시 나눴던 대화다.
특히 위원들 중 다수는 “기준금리가 경기를 둔화시킬 수준까지 지속해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올해 네 차례 인상(12월 추가 인상)은 기정사실화돼 있고, 내년과 내후년에도 가파른 긴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역외시장에서 원화도 일단 FOMC 의사록 영향에 약세로 반응했다.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7.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감안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6.50원) 대비 1.75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弱위안화 또 지적한 美
다만 원화 강세 재료도 동시에 전해졌다. 긴장감 속에 기다렸던 미국의 환율보고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미국은 이번에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직전인 4월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독일, 스위스, 인도 등 6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이 때문에 위안화는 장중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위안화와 동조화 경향이 짙은 원화 역시 이를 추종할 수 있다.
이날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변수다. 기준금리 전격 인상이 거론될 정도로 매파 색채를 띨 수 있어서다. 환율보고서 이슈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부추길 여지가 있다.
최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20~1130원대에서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여 왔다. 이날도 역외시장 기류에 장 초반 원고(高) 흐름을 보이겠지만, 갈수록 상·하방 요인이 팽팽할 것으로 점쳐진다. 1120원 초중반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 국내 증시 동향도 체크 포인트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