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그 이후]법정관리 벗은 삼부토건, 제2의 쌍용건설 될까

  • 등록 2017-10-28 오전 11:29:56

    수정 2017-10-28 오전 11:29:56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내 1호 토목면허를 보유한 삼부토건이 제2의 쌍용건설이 될 수 있을까. 자금난에 빠지면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던 삼부토건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2년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삼부토건은 상징성이 큰 토목회사 가운데 한 곳이다. 1948년 설립돼 우리나라 1호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했으며 경부고속도로, 장충체육관, 서울 지하철 1호선을 포함해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에 참여해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이 발목을 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11년 서울 서초구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이후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르네상스 서울호텔을 팔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안되면서 결국 2015년 8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출처:네이버
삼부는 이후 쉽지 않은 빚 다이어트 과정을 거쳐야 했다. 출자전환되거나 면제된 채무를 제외한 회생채무 규모는 8217억원에 달했지만 르네상스호텔과 골프 리조트를 포함해 각종 자산과 계열사를 팔면서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뒤 빚을 줄여갔다. 이 과정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기업을 사갈(M&A) 주인을 찾는 노력도 기울였다. 2차례 실패 끝에 올 8월에는 DST로봇을 중심으로 한 DST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서 남은 회생채무를 갚는 데 성공했다. DST로봇 등은 32.83%의 지분을 확보해 삼부토건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게 됐다.

신규 자금을 수혈하면서 삼부토건의 자기자본은 1500억원을 넘어섰고 부채비율은 150%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부토건은 국내 사업장을 안정시킨 뒤 중국 측 주주와 연계해 해외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부토건은 이번에 중국과 홍콩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신임 이사들을 대거 선임하면서 중국시장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개선된 재무상황을 발판으로 삼부의 옛 명성을 되찾는다면 M&A 성공사례로 기억될 수 있다. 앞서 법정관리 절차를 밟다 M&A를 통해 새 주인을 맞아 재기한 쌍용건설이 대표적이다. 쌍용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후 활발한 수주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새 주인인 중국계 자본의 역할에 의구심이 많다. 대주주인 DST로봇의 본업은 건설업과 거리가 먼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쓰이는 로봇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중국 최대 휴대폰 유통기업인 디신퉁 그룹 등 다수의 중국계 자본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예전 쌍용자동차의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이른바 먹튀 우려다.

건설 시장도 우호적이지는 않다. 삼부토건이 강점을 갖고있는 공공부문의 발주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주택시장도 정점을 찍고 내리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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