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지원 연금보험, 알고 보니 연금액 깎인다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매월 보험료의 10%를 통신비로 지원해주는 연금보험 상품이 첫 선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통신비 지원금을 받으면 나중에 받은 연금액이나 해약환급금이 더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최근 SK텔레콤과 함께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통신비를 최대 243만원(27개월간)까지 지원해주는 ‘신한T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신한생명과 SK텔레콤은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연금보험’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지난 달에만 5400여명의 SK텔레콤 가입자가 이 상품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는 통신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설 수 있고, 통신사 역시 통신비를 지원하는 동안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업계에선 윈-윈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통신비를 지원받으려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신한생명의 연금보험은 가입 후 3개월간 1만원의 통신비를 정액으로 받을 수 있고, 이후 24개월 동안 매달 내는 보험료의 10%를 통신비 지원금인 ‘T자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보험가입 금액이 최대 월 100만원인 만큼 통신비 지원금은 최대 243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문제는 ‘T자금’은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금보험은 매월 내는 보험료를 공시이율(보험사가 주는 이자, 복리)로 적립했다가 연금개시 시점이 되면 연금으로 나눠주는 상품이다. 그런데 T자금을 지원 받으면 그 금액만큼 적립액이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36세 남자가 월 100만원씩 10년간 납입하는 조건(65세 연금개시)으로 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T자금은 243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65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매년 받는 연금액은 2024만원(공시이율 4.7%적용)이 된다.

반면 T자금을 지원받지 않으면 연금액은 2076만원으로 늘어난다. 매년 52만원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언뜻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65세부터 20년간 생존해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1040만원이상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보험을 중도에 해약할 경우 해약환급금도 줄어들게 된다. T자금을 받으면서 10년 후 해약할 경우 358만원, 20년 후에는 567만원을 덜 받게 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T자금을 받으면 당장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연금액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어 잘 비교해서 선택해야 한다”며 “콜센터를 통해서 이러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디”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