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리먼브러더스 사태 1주년을 맞아 시장이 원하던 것은 이런 `긍정적인 평가`였고, 버냉키 의장은 새롭진 않지만 어느 때보다 강하고 명시적인 어조로 경기후퇴 종료 가능성을 언급해 시장에 단비를 내리는 효과를 냈다.
특히 이날 발표된 소매판매 등 양호한 경제지표들과 맞물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증시를 끌어 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일부에선 이제 출구 전략(Exit Strategy)에 대해 언급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 호전되는 경기판단.. 버냉키 "기술적으론 경기후퇴 종료"
연준의 경기 판단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지난 6월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서에서 "경제 위축 속도가 완화되고 있다(the pace of economic contraction is slowing)"고 밝혔으며, 8월 성명서에선 더 나아가 "경제 활동이 안정되고 있다(economic activity is leveling out)"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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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같이 발표된 경제 지표들도 좋았다. 8월 소매판매는 2.7% 증가해 3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뉴욕 지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도 9월 18.88을 나타내 전월보다 상승했으며,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소매 판매 지표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동안의 억압됐던 소비가 분출되고 있는 것이며 `중고차 현금보상 프로그램` 종료로 9월부터는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지만, 식료품 등 다른 품목의 소비도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에 지속성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들이 많다.
그러나 뱅크 오브 도쿄/미츠비시 UFJ의 크리스 러프키는 "소비의 완전한 회복 모드가 지속되고 있다"며 "연준은 출구 전략에 언급하는 것을 그만두고 이런 지표 개선이 계속될 경우 실행에 착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 `아직은 불안`..고용·신용 시장 미약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경기후퇴 종료를 얘기하고 있지만, 지난 2007년말 개시된 경기후퇴의 종료는 아직 공식 선언은 되고 있지 않다. 경기후퇴 시작 선언은 지난해 12월 했다.
경기후퇴의 시작과 종료를 선언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로버트 홀 소장은 지난 달 "경기후퇴의 종료 선언엔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의 안정세가 단기에 끝날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버냉키 의장은 "경제 성장률이 완만하거나 잠재 성장률보다 높지 않다면 실업률도 느리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사 실버레이크의 글렌 허친슨 최고경영자(CEO)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올바르게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금융 시장과 기업 활동이 안정되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 대부분은 현재의 경제 활동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 오바마 "美 경제 개선되는 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제너럴모터스(GM)의 오하이오주 로드스타운 공장을 방문, 자동차 산업의 재건을 약속하면서 "미국 경제는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완전한 회복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경기 회복의 신호들에 대해 강조하며 지지율 회복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고자 하면 그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자신을 전사(fighter)에 비유하면서까지 경제 회생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그는 "나는 깡말랐지만, 강인하다(I'm skinny, but I'm tough)"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하루 전 뉴욕 월가에서 가진 연설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다시는 구조적 리스크를 드러내지 않을 수 있도록 금융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 역시 증권화 시장이 아마 다시 활기를 띠겠지만 그것은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라면서 시장은 "더 작고 단순하며 더 투명하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규제 당국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한 개혁이 올 것이라는 데 낙관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