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협회는 "민간이 수백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제안한 제2경부고속도로를 정부가 반려하고, 부채가 18조원에 달하는 도로공사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건설사의 투자 의욕 상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서울과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를 잇는 128.8km 고속도로로 총 사업비 5조4814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다. 2010년 공사가 시작돼 구간별로 2015~2017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제2경부고속도로를 재정사업으로 추진키로 지난 3월 확정했다. 사업 주체인 한국도로공사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이 사업을 추진한다.
◇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사 민간제안
제2경부고속도로의 재정사업 추진을 두고 건설업계가 반발하는 데는 이 사업이 민간이 추진키로 했다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도로공사가 주도하는 국가 재정사업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민간건설사가 제2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국토해양부(당시 건교부)에 제안한 시점은 2007년 1월이다. 두산중공업(034020)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서하남 나들목에서 오산까지 46km 구간을 제안했고, 이어 롯데건설이 충남 천안과 세종시(45km) 노선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은 노선 설계와 현장 조사를 위해 2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선투입했고,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도 제안서를 만들기 위해 만만치 않은 인력·시간·비용을 투자했었다. 당시 건교부는 민간에서 제출된 31개 도로 노선 중 제2경부고속도로를 최우선 사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 3월 이 노선을 시속 15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스마트하이웨이로 건설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워 사업제안을 반려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민간 4개 건설사가 민자사업으로 제안했지만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 , 재정사업으로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또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사업기간을 2~3년 정도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사업 방식 변경의 이유로 내세웠다.
◇ 건설업계 "도공이 사업 가로채" 주장
B건설사 관계자도 "국토연구원의 검토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 노선을 재정사업으로 추진할지, 민간자본으로 시행할지에 대한 적격성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한 도로공사가 ABS 발행을 하면서까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게 과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며 "차라리 ABS 발행을 통해 확보된 돈으로 예산이 없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곳에 투입하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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